美·日 '쌍둥이 제로금리' 시대 오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11.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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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준금리 각각 1%·0.3%… 경기부양 위해 추가인하 가능성

미국과 일본의 동시 제로 금리 시대가 열릴 것인가.

일본은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BOJ) 총재의 지휘 아래 다시 제로 금리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기준금리를 1% 미만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되며 일각에서는 제로 금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초저금리인 0.5%를 유지하던 일본은 지난달 31일 금융정책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0.3%로 20bp 인하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9명의 BOJ 정책위원중 3명이 더 큰 폭인 25bp의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등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시라카와 마시아키 BOJ 총재는 성명을 통해 "BOJ는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해 일본 경제가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라카와 히로미치 크레디트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이 같은 발언은 전세계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려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면서 "BOJ가 제로 금리를 피하기는 지금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지 남아있는 문제는 언제 제로 금리가 되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진정되고 다시 물가 하락세가 가시화되고 있는 점도 제로 금리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BOJ는 내년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가 0%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로 금리로 나아가고 있는 곳은 일본뿐만 아니다. 미국 기준금리의 제로 금리 가능성도 재차 언급되고 있다. 미국이 1% 미만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자넷 옐렌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3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 미국 기준금리가 현행 1%에서 제로 금리로 인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옐렌 총재는 "금리를 1%로 유지해도 경기가 약세 국면을 이어간다면 FRB가 기준금리를 제로 금리까지 인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 경제 지표들은 매우 우려되는 수준이며 정부는 개인 주택 소유자들이 압류를 당하지 않도록 돕는 방안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 3분기 연율 기준 0.3%의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2001년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28년래 최대 수준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는 점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투자 축소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미국도 27조엔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일본처럼 2차 경기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7000억달러의 금융구제 프로그램을 시행했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짐에 따라 의회 주도로 1500억달러 규모의 2차 경기부양책을 마련하고 있다.

백악관은 미국 의회가 마련중인 2차 경기부양책에 대해 "열린 자세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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