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조 유동성 지원, CD금리 확 낮췄다

더벨 한희연 기자 2008.10.3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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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물 CD 발행 5.95%에도 성사, 은행채 악성매물 줄어

이 기사는 10월31일(17:0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자금시장에 공급하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은행채 악성매물도 줄었다.



31일 CD 91일물 금리는 0.08%포인트 급락한 5.98%를 기록했다. 한은이기준금리를0.75%포인트 전격 인하한 지난 27일 0.14%포인트 떨어진 이후 최대폭이다. 5%대로 진입한 것은 18일만이다.

오르기만 하던 CD금리를 뚝 떨어뜨린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은. 한은은 이날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1조원어치의 국채와 통안채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하면서 자금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 효과가 제대로 먹혔다.



한은은 이날 오전 국채와 통안증권, 정부보증채를 맡기면 자금을 빌려주는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방식으로 1조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RP매입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채권시장에서는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했다.

그러나 기업은행의 3개월물 CD가 5.95%에 발행되면서 1조원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업은행은 오전중에만 1800억원어치 CD를 팔았다. 기업은행이 발행에 성공하자 국민은행과 HSBC은행도 CD 발행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1500억원어치, HSBC는 1000억원어치 CD 91일물을 발행했다. 은행의 원화유동성비율 완화, 전폭적인 금리인하에도 움직이지 않던 CD 시장에 모처럼 매수세가 붙은 것이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금리인하, 통화스왑 이벤트 같은 조치에 이어 한은이 RP 1조원을 공급한 것이 유통시장에서 CD금리가 하락으로 작용했다"며 “당국이 CD금리를 낮추겠다는 의향을 보였다고 시장이 인식한 것”이라고 말했다.

CD금리가 하락하면서 유통시장에서 잔존만기 1년 이하 단기채권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이날은 민간채권평가사들이 고시한 금리 수준에서 채권이 매매되고 있다.

산금채와 중금채 외에 은행채 발행은 신한은행 1000억원 뿐이었다. 한국은행이 은행채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할 때 발행잔액이 많은 은행에는 제약을 두겠다고 하자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채를 발행하면 패널티를 받는 분위기여서 채권을 많이 찍는 데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원화 유동성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쏟아내던 은행채 악성 매물은 크게 줄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CD금리가 하락하면서 만기가 3~6개월 남은 은행채 매도가 많이 줄었다"며 "단기 채권 금리가 크게 오를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

CD를 비롯한 단기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회사채 거래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채 금리에 일정 수준의 금리를 더해 회사채 금리가 결정되는 국내 채권시장 현실에서 은행채 금리 하향 안정은 회사채 금리를 동반 하락시키고 신용스프레드도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매수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크레딧 문제가 한번에 해결될 가능성은 낮지만 한은의 1조원 지원 등으로 해결 기미를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스프레드는 더디지만 점진적인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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