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7년만에 역성장, 20년 소비호황 끝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10.3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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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미대선에도 경제침체 많은 영향 줄 듯

-3분기 0.3%마이너스 성장, 소비는 1991년 이후 첫 감소
-4분기는 더 침체, 사실상 미국 경제 침체 진입
-대선에도 영향줄 듯

미국의 3분기 경제가 예상대로 침체를 보였다. 미국 경제활동을 좌우하는 소비는 1980년 이후 가장 심하게 위축됐다. 미상무부는 30일 3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0.3%(연율 기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에는 2.8% 성장했었다.
↑분기별 미국 GDP 추이↑분기별 미국 GDP 추이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1년 침체 이후 처음이다. 당시 3분기 경제는 1.4% 역성장했다. 4분기에는 다시 1.6%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이때 침체는 공식적으로 3월부터 11월까지 짧게 지속됐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마이너스 0.5%보다는 나았지만 침체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크게 감소하면서 GDP 위축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3분기 소비는 예상보다 크게 악화됐다. 전문가들은 2.4% 위축을 예상했지만 3.1%의 감소가 나타난 것이다. 이는 1991년 이후 첫 분기 감소이며, 1980년 이후 가장 큰 소비 침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의복, 음식과 같은 비내구재 제품 소비가 6.4%나 급감했는데, 이는 1950년 이후 최대폭이다.

2분기 세금환급에 힘입어 살아났던 실질소득은 8.7% 감소했다. 이는 1947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대 폭이었다.

도이치뱅크 증권의 칼 리카도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악화되고 있다"며 "길고 긴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금리를 1.0%로 내린 연준(FRB)의 걱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연준은 전날 금리인하 이후 "경기 하강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최근 미국의 침체가 2~3분기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침체 탈출은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소비 이외에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줄었고, 주택 건설 투자도 19.1% 급감, 11분기째 감소세를 이어가며 역성장을 주도했다. 무역수지 적자가 줄면서 더심한 침체를 막았다.

3분기 역성장은 다음달 4일 치러지는 미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인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존 맥케인 후보를 눈에 띄게 앞서게 된 계기는 9, 10월 미국 금융시장을 강타한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였다. 주가폭락으로 불만이 고조된 유권자들은 3분기 GDP를 보고 다시 한번 이번 금융위기, 침체의 원인과 대안을 생각하며 투표장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미국 30개주에서 실시되고 있는 조기투표에서는 이미 오바마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가뜩이나 투표가 치러지는 4분기 경제는 더 악화되고 있다. 바클레이 캐피털의 에단 해리스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리서치 공동 대표)는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위기는 9월 후반 한단계 더 고조됐다"며 "4분기 GDP는 2~4% 역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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