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을 성사시키며 금융시장의 불안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이 영향으로 30일 코스피지수는 하룻새 무려 12% 뛰었고, 원/달러 환율은 177원이나 내려앉았다. 날로 거세지던 '강만수 장관 사퇴론'도 당분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은 재정부가 기획하고, 청와대가 지원 사격하고 한국은행이 마무리한 일종의 합작품이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성사의 결정적인 계기는 강 장관이 뉴욕에서 윌리엄 로즈 씨티은행 회장(씨티그룹 부회장), 존 윈커리드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헨리 폴슨 미 재무부 장관, 밴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의 직접 접촉이 큰 성과가 없자 지인들을 통한 '우회접촉'을 시도한 것이다.
강 장관은 로즈 회장 등의 도움을 받아 14일 뉴욕에서 가이스너 총재를 직접 만나 설득했다. 또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인 폴슨 장관과 친분이 있는 윈커리드 COO는 한국 정부의 뜻을 폴슨 장관에게 전달하는데 도움을 줬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 직전 "강 장관이 미국에 가서 얘기를 잘 한 것 같다"며 공을 치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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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과 함께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의 실무협의를 맡은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 오른쪽 사진)도 이번 협정 성사로 인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신 차관보는 지난 2002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 시절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줄줄이 이끌어내며 최고의 대외신인도 전문가로 인정받았지만 지난 9월초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에 실패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이번에 미 재무부 측 협상 파트너인 크레이 라우리 차관보와 수시로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협의를 성사시켜 통화스와프 협정의 주역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