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통화스와프 '한방'…기사회생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0.3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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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차관보도 명예회복

강만수, 통화스와프 '한방'…기사회생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사진)이 크게 한 건 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을 성사시키며 금융시장의 불안을 한방에 날려버렸다. 이 영향으로 30일 코스피지수는 하룻새 무려 12% 뛰었고, 원/달러 환율은 177원이나 내려앉았다. 날로 거세지던 '강만수 장관 사퇴론'도 당분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은 재정부가 기획하고, 청와대가 지원 사격하고 한국은행이 마무리한 일종의 합작품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 장관이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데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없다. 처음 한미 통화스와프를 구상하고, 논리를 개발하고, 미국 현지에서 실력자들을 설득한 것은 강 장관이었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성사의 결정적인 계기는 강 장관이 뉴욕에서 윌리엄 로즈 씨티은행 회장(씨티그룹 부회장), 존 윈커리드 골드만삭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헨리 폴슨 미 재무부 장관, 밴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의 직접 접촉이 큰 성과가 없자 지인들을 통한 '우회접촉'을 시도한 것이다.



로즈 회장은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와 절친한 관계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통화스와프 여부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당연직 부의장 자리다.

강 장관은 로즈 회장 등의 도움을 받아 14일 뉴욕에서 가이스너 총재를 직접 만나 설득했다. 또 골드만삭스 회장 출신인 폴슨 장관과 친분이 있는 윈커리드 COO는 한국 정부의 뜻을 폴슨 장관에게 전달하는데 도움을 줬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 직전 "강 장관이 미국에 가서 얘기를 잘 한 것 같다"며 공을 치하했다.


강만수, 통화스와프 '한방'…기사회생
이에 따라 강 장관의 거취에는 당분간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9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 아무런 상황 변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 장관과 함께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의 실무협의를 맡은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 오른쪽 사진)도 이번 협정 성사로 인해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신 차관보는 지난 2002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 시절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줄줄이 이끌어내며 최고의 대외신인도 전문가로 인정받았지만 지난 9월초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에 실패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이번에 미 재무부 측 협상 파트너인 크레이 라우리 차관보와 수시로 전화와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협의를 성사시켜 통화스와프 협정의 주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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