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에도 성급한 환매는 또다른 리스크"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08.10.30 16:06
글자크기

국내주식펀드 1년만에 -50%...현가격은 '안전마진'

증시 폭락으로 국내주식형펀드가 1년 만에 정확히 '반토막'났다.

3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9일 현재 687개 국내주식형펀드(설정 1개월, 설정액 10억원 이상)의 1년 평균 수익률은 -50%를 기록했다. 지난 해 10월 말 1억원이었던 원금이 일 년만에 5000만원으로 줄었다는 말이다. 지난 달 말 1400선 후반을 맴돌던 코스피지수가 900선으로 추락하면서 한 달 손실이 30%나 됐다.

삼성그룹주펀드와 같은 테마주식형펀드(-45.53%)가 그나마 상대적으로 손실이 적은 반면 중소형주식펀드(-51.78%)는 평균을 밑돌았다.



"반토막에도 성급한 환매는 또다른 리스크"


해외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손실률은 60.67%로 집계됐다. 러시아펀드가 73.88%로 손실폭이 가장 컸다. 지난 1개월동안만 러시아펀드는 60%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독보적인 수익률로 '스타펀드'에 등극했던 러시아펀드는 4개월만에 원금마저 걱정해야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중국펀드(-68.07%)와 러시아 비중이 60%가 넘는 유럽신흥국펀드(-65.98%)도 절반이 넘는 원금을 까먹었다.



지난 주 코스피 1000선이 무너지면서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되자 주식형펀드의 평가손실도 크게 늘었다.

29일 국내주식형펀드의 순자산총액은 45조8475억원으로 지난해 70조9767억원에서 25조1292억원 줄었다. 여기에 일년 간 유입된 자금(상장지수펀드(ETF) 제외) 15조2474억원을 빼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발생한 평가손실은 40조3766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해외주식형펀드도 순자산이 63조5258억원에서 26조7099억원으로 줄면서 42조7151억원에 달하는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1년 동안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선 모두 83조0917억원이 증발한 셈이다.


우재룡 동양종합금융증권 자산관리컨설팅 연구소장은 "지난 해 증시가 고점이었을 때 펀드에 가입했기 때문에 손실이 큰 것"이라며 "원금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해서 지금 환매에 나서는 것은 소극적인 리스크 관리의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소장은 "지금은 돈을 잃을 확률보다 얻을 확률이 높은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며 "1000만원이 500만원으로 됐다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자신의 전체 자산에서 펀드나 주식 등 금융자산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점검하고 적극적으로 손실을 만회하는 기회로 삼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