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88억원 순매수로 11거래일만에 ‘사자’세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30일 오전 11시54분 현재 381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그동안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매도가 국내 외환위기 재발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가 외인 투자자금 이탈을 진정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추세 전환을 확신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 한은의 파격적인 금리인하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 확대로 한국의 신용 위험도를 나타내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연일 급등했었다. 하지만 통화스와프 협정체결 발표 이후 외국환평형기금 5년 물에 대한 CDS 프리미엄은 이날 4.7%로 하루 사이에 1%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사실상 국가 부도 위험에 종지부를 찍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투자심리 개선에 이보다 더 큰 호재는 없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크게 늘어나고, 특히 외국인이 환차익까지 기대할 경우 단기 수익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숏커버도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달러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는 충분히 호재지만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돌아설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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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는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우려에는 펀더멘털보다 내부 유동성 부분이 컸다"며 "금융권의 단기 달러표시 부채를 대략 1500억달러로 본다면 30% 정도가 해결돼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는 자국 펀드 내 환매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이들의 매매 의지와는 상관없었기 때문에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증시 내 매도 요인은 줄어 대규모 매도는 일단락됐지만 궁극적인 순매수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선진국 시장에서 더 이상 환매 요청이 없다는 신호가 나와야한다는 설명이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도 "달러 유동성 확보로 금융시장 시스템이 안정되면 외국인들도 한국 시장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겠지만 갑자기 매수세로 돌아서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은 "시장 불안감으로 매수세가 없었을 뿐 외국인 매도가 아주 컸다고 볼 수 없다"며 "유동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만큼 중립적인 입장에서 기업 가치에 관심을 갖고 매수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