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 초조, 낙담, 분노가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지만 일부 사람들은 즐거운 표정을 관리하면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찾고 있기도 한 기가 막힌 이 혼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아니 어떠한 교훈을 얻어야 할까. 우리나라의 이러한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이제는 모든 경제주체들의 가슴 속에 솟구쳐 오를 회환과 고통 그리고 그것으로부터의 분명한 탈출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진정한 전문가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
요사이 위기상황과 이 상황에 관한 수 많은 논란을 지켜보면서 필자에게 문득 10년 전 IMF구제금융 위기 때의 일이 떠올랐다. 이공계 교수 그리고 판사 및 변호사들로 구성된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모임 구성원 중 유일한 경영학 교수였던 필자에게 한 분이 물었다.
나의 전공은 인사 조직 분야이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라는 현상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없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었다. 금융에 관하여 더 넓게는 경제에 관하여 참견하고 있는 이른 바 전문가들이 과연 자신이 이야기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깊은 지식과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었는지, 어설픈 지식을 인간의 탐욕에 편승하여 적당히 사용하지 않았는지 모두 한 번 반성을 해 볼 일이다.
그러나 프로페셔널은 전문적 지식을 계속 쌓아가는 존재일 뿐만 아니라, 강한 윤리의식과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이타주의적 성향이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과 결합되어 있는 전문가를 의미한다. 오늘의 이 위기 속에서 모든 리더와 전문가들은 자신의 지식을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지식과 자신의 행동에 의해 영향을 받을 사람들을 진정으로 고려해 왔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야
지금의 위기에 대한 원인과 처방은 아무래도 금융현상에 치중되어 있다. 금리의 조정이나 전 세계 금융체제의 변화 그리고 실물경제의 활성화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부분은 수 많은 전문가들이 고민하고 활발히 토론하고 있으니 무언가 적절한 방안이 나올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위기의 본질에 대한 반성이 없이는 이 위기는 다시 되풀이 될 것이다. 위험분산이라는 미명 하에 한판 투기를 통해 대박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욕망을 가슴 속 깊은 곳에 숨겨두고 있는 현실. 혹은 선진화된 금융공학을 알지 못하고 응용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금융의 허브국가가 되겠냐는 비아냥거림을 들으면서 부끄러워했던 현실. 어쩌면 원칙을 수시로 바꾸어 가면서 살아 온 결과가 지금 위기의 근본 원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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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혹은 성취하였는가(즉, doing)에 초점을 맞추어 살아 온 것은 아닌지 따져 볼 일이다. 이제 물질적 성취를 넘어서서 자부심과 각자가 지닌 소명의식을 생각하면서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 즉 존재(being)의 문제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끝이 없는 탐욕을 버리고 인간의 욕망과 진실된 삶의 의미가 균형을 이루는 노력이 없이 단순히 제도나 정책만으로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러한 위기는 언제나 우리의 뒤를 다시 엄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