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FRB와 300억불 통화스와프 계약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10.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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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이성태 총재 "韓경제 건전하다는 증거"

한은, FRB와 300억불 통화스와프 계약


한국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와 300억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원화를 맡기고 달러를 들여오는 이번 계약으로 국내 외화유동성 및 국제 신인도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한은은 이날 오전 4시30분 미 연준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우리나라 외에도 브라질 중앙은행, 멕시코은행 및 싱가포르 통화청과도 동일한 통화스와프계약을 체결키로 합의했다.



이번 연준과의 통화스와프 계약에 따라 한은은 연준으로부터 원화를 대가로 최대 300억달러 이내에서 미 달러화 자금을 공급받게 됐다. 이번 통화스와프 계약기간은 내년 4월30일까지다. 한은은 조달한 달러화를 국내 외국환은행들에 대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날 새벽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성태 한은 총재는 "미 연준과 통화스와프계약을 체결하기로 한 것은 우리 금융시장 안정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이는 한국경제가 건전하고 잘 관리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배경에 대해 이 총재는 "외환보유액이 부족해서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달러유동성이 미국으로 환수되고 있는 현상을 방치했다가는 전 세계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데 각국이 같은 인식을 같이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2선, 3선을 준비한다는 의미도 있고, 국제적으로 유동성 부족현상에 대해 전 세계가 뜻을 같이 하고 대응도 같이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비록 기한부이기는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외환보유액이 확충되는 효과는 물론, 외환시장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계약 뿐 아니라 앞으로 가능하면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공조해서 국내시장을 안정시키고 전 세계 시장안정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문답.


-미국과 통화스와프체결하게 된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알려 달라.

△(이성태 한은 총재)이광주 부총재보가 실무를 총괄했다. 미국에 갔다가 조금 전 귀국했다. 이 부총재보가 답변 드리겠다.

△(이광주 한은 부총재보)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에서 기존 유럽중앙은행 등과 했던 것을 노르웨이, 스웨덴 확대한 것이 지난 9월24일이다. 현지 주재원에게 접촉해서 성사 가능성 타진토록 했다. 국제 스와프거래는 통화 자체가 국제결제성 통화여야 하고, 당시 계약을 맺은 국가들의 신용등급은 모두 AAA였다. (한국은 A). 당시 연준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10월8일 연준 집행부서인 뉴욕 연준의 더글리 부총재와 이에 대해 논의하고 연준 이사회의 도날드 콘 부의장 만나 성사여부를 재타진했다. 결과는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한국정부와의 질의응답 거치면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다소 가능성을 열어줬는데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들어 난색을 보였다. 이후 10월11일부터 실무담당 국장과 만나서 한시간 동안 실무적 절차 등을 이야기하고 성사가능성에 대한 예감을 받았다. 이후 오늘 아침 발표에 이르기까지 지난 4~5일간 급속히 실무협상 진행했고 계약 발표까지 오게 됐다.

-앞으로의 예정은 어떻게 되나

△(이광주 부총재보) 계약당사자는 한은 부총재보인 저와 연준 뉴욕의 더글리 부총재간 계약이 이뤄지게 된다. 일단 조건은 다 맞춰져 있고 서명을 하는 실무절차만 남아있다. 신청 2일, 실무 2일, 총 4일 정도면 된다. 조건은 오늘 발표한 4개국 외 기존 계약을 체결한 10개국과 동일한 조건이다.

-다른 쪽에서 관련내용이 흘러나왔는데 어떻게 보나

△(이 부총재보)저희가 4시30분에 워싱턴과 공동발표하기로 돼 있었다. 이는 FOMC회의 끝나는 시간이다. 회의가 끝나기 전 내용이 나온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상당히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총재)어제 관련내용이 알려진 것은 한은과 연준이 곧 계약을 할 거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규모나 조건은 안 알려졌다. 이 발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연준도 우리시각으로 4시30분에 자료 공개했다. 다른 나라도 똑 같은 시간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있다.

-언제부터 시장에 돈이 들어갈 수 있다고 보나. 가장 이른 시기는 언제인가.

△(이 총재)한은은 그동안 보유한 가져온 자체 외환보유액으로 경쟁입찰방식으로 (은행들에게) 외화유동성 공급하고 있다. 300억달러 한도 내에서 달러자금 가져오더라도 그동안 기존 우리가 하던 것과 같은 방식이므로 이돈 저돈 구분할 필요 없다.

-시장에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계약의 의미는.

△(이 부총재보)우리나라의 대외문제 뿐 근본적 금융위기를 적극 해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둘째, 원화가 세계 주요통화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셋째, 한미 양국 간 긴밀한 통화협력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계시장의 한국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불필요한 염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본다. (한국에 대한)지나친 우려와 원화환율의 과도한 약세를 바로잡고 시장심리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외환보유액 많은데 실제 통화스와프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사용한다면 금리조건이나 조건은.

△(이 부총재보) 현재 캐나다는 이를 사용 안 하고 있다. 경우에 대한 대비다. 금리조건은 어느나라나 마찬가지다. 거래가 나타날 때 연준과 고정금리에 대한 약속을 한다. 지금 현재로는 OIS금리(0.78%)에 약간의 플러스 알파를 하기 때문에 그다지 높은 금리 아니다. 매건 상호 협의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

△(이 총재) 연준과 처음부터 강조한 것이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는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 넘고 브라질도 상당히 큰 규모를 가지고 있다. 외환보유액 부족해서 미국과 통화스와프 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금융시장의 진원지가 미국이고 과거에 전 세계에 흘러 나가있던 달러가 미국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주식투자자금이 흘러나가고 있는 등 비슷한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

달러가 되돌아가고 있는 현상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달러유동성이 미국 환수되고 잇는 현상을 방치했다가는 전 세계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에 대해 각국이 같은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런 때는 중앙은행이 달러를 풀어야 한다는 기본 인식이다. 외환보유액 모자라서 협정을 맺은 것이 아니라 제2선, 3선 준비 의미도 있고 국제적으로 유동성 부족현상에 대해 전 세계가 인식을 같이 하고 대응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이번 건은 한은의 성과라도 볼 수 있는데, 미국 쪽에서 처음에 부정적 반응 보였는데 어떻게 설득했나.

△(이 부총재보) 일단 한국경제의 실물은 세계GDP규모로 13위, 무역도 11~12위 정도인 반면 금융부분은 그에 걸맞는 대우를 못 받고 있다. 아시아 역내 시장에서 금융통합이 상당히 많이 진행됐고 우리나라처럼 개방화 진전이 빨리 된 개도국이 없다. 외국인 주식비율, 채권참여 등 자본시장 개방상황과 함께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 위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같이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경우 세계에 많은 문제 있고, 우리가 국제금융시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일 년 한시조건인데 추가로 연장 가능성 있는지. 향후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 줄 수 있나.

△(이 총재) 지금 내년 4월말 까지로 일단 합의한 것은 이런 중앙은행간 통화스와프가 일시적 유동성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나라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성격 자체가 일단 단기여야 한다. 4월30일까지 한 것은 6개월 정도 되는데 그 기간 중 필요조치 해 놓고 그 사이 시장이 안정된다면 연장 필요 없을 것이고, 국제금융시장이 만에 하나 안정 안된다면 다른 협의가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가 보기에 한국과 미국만의 협의가 아니고 이번에 포함되는 5개국 포함해 14개국이 (당사자가)된다. 미 연준을 포함하면 15개국인데, 이 나라들이 한 덩어리로 움직일게 아니겠나. 전체가 연장을 하던 말던 (동일한)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그동안의 원화환율의 경우 경상수지나 자본수지 쪽에서 다소 상승할 요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과도하게 상승했던 점도 있다. 국내 외국환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을 진정시켜 준다면 전체적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은의 통화정책도 길게 보고 여유있게 운용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마련되는게 아닌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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