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혼조, 예견된 금리인하..막판 "출렁"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30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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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추가인하 기대 불구, 차익매물·침체우려에 발목

전날 폭등했던 미 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기준금리와 재할인율을 각각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기도 했다. 그러나 금리인하 폭이 예견돼 있었던 만큼,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파는' 심리가 주식시장을 보합권에 머물게 만들었다.
연준이 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하고, 추가로 금리인하를 시사할 정도로 경제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매도 요인으로 부각됐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도 가세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74.16포인트(0.82%) 하락한 8990.96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도 10.42포인트(1.11%) 내린 930.09로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7.74포인트(0.47%) 오른 1657.21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오후 2시15분 금리 발표 직후 한때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장마감 1시간을 앞두고 다우지수가 280포인트 이상 급등하기도 했지만 경계매물이 곧바로 쏟아지면서 약세권으로 돌아섰다.
장 마감 15분을 앞두고 등락폭이 450포인트에 달했다.

뉴욕증권거래소 거래량은 16억2000만주로 여전히 평상시 수준에 못미쳤다. 이에따라 소량 매물에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 금리 0.5% 포인트 추가인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이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 기준금리를 기존의 1.5%에서 1%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4년 이후 가장 낮아지게 됐다.


연준은 지난8일 긴급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을 포함, 13개월간 9차례에 걸쳐 5.25%이던 금리를 1%까지 하향했다.

연준은 이날 만장일치로 금리인하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와 함께 중앙은행이 은행에 대출할때 적용하는 재할인율도 0.5%포인트 내린 1.25%로 조정했다.

연준은 이날 FOMC 성명을 통해 "소비 지출 감소로 인해 경제활동 속도가 현저하게 둔화됐다"며 "금융위기는 소비를 추가로 둔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금리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연준은 이와 함께 "에너지와 상품가격 하락과 경제활동 둔화전망으로 향후 수분기동안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금리인하가 앞으로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것"이라면서도 "경제 하강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여 ,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놨다.

가장 최근의 정례 FOMC까지만 해도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당한(significant)수준으로 남아 있다"는 문구를 유지했으나 이번 FOMC 성명에서는 이같은 문구를 삭제했다.

◇ 에너지주 강세, 금융주 혼조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금융주가 장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장막판 매물공세로 인해 약세로 돌아섰다. 씨티가 4.1%, JP모간체이스 5.03%, 뱅크 오브 아메리카 3.04%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 약세를 보였다.

금리인하로 수요 회복 기대가 살아나며 유가 등 상품가격이 급등, 세계 최대 석유회사 엑슨모빌이 0.6%, 2위 업체 셰브론이 1% 오르는 등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 구성종목 중에서는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인 알코아가 0.5% 상승세를 유지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는 크라이슬러와 합병을 위한 주요 쟁점들에 대해 합의했다는 보도에 힘입어 8.2% 올라섰다.

미국 최대 소비재업체인 프록터 앤 갬블은 1분기 순이익이 33억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9%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약세에 머물렀다.

◇ 유가 등 상품가격 일제 랠리, 달러 급락..국채 수익률 하락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면서 수요 회복 기대로 원유를 비롯, 상품가격이 일제히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4.77%(7.6%) 상승한 67.50달러로 장을 마쳤다.
하루 상승률로는 지난 6월6일 8.4%를 기록한 이후 두번째 이다.
한때 전자거래에서 상승폭이 9.9%에 달했다.

유가 외에도 금 선물 가격은 3.3%, 은선물 역시 11.6% 급등했다. 경기에 가장 민감한 구리 가격 역시 12.4% 폭등했다.
이에 따라 상품가격 벤치마크인 로이터-제프리 CRB인덱스는 5.9% 올라섰다.

보스턴대의 마크 윌리엄스 교수는 "유가 급등은 금리인하로 인해 원유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과도한 낙관에 근거한 것"이라며 "불행히도 세계 경기침체가 확산되면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인하로 인한 흥분이 가라앉고 다른 국가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인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유가는 금리인하 이전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 가치는 급락반전했다.

오후 3시3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2.82센트(2.22%) 급등(달러가치 급락)한 1.2964달러를 기록했다.
이틀전 2002년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던 달러/파운드 환율도 3.14% 급등했다.

달러화는 엔화에 비해서도 약세를 이어갔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0.31엔(0.31%) 떨어진(엔화가치 상승) 97.71엔을 기록중이다. 전날 1974년 이후 최대폭인 5.7% 폭등했던 것과 정반대 양상이다.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화에 급속히 몰렸던 수요가 금리인하와 더불어 신용경색 완화로 달러화를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ABM 암로의 외환 전략가 더스틴 레이드는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달러화 수요가 급증했던것과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채 가격은 상승(수익률 하락)했다.

오후 3시30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유동성에 가장 민감한 2년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에 비해 0.09%포인트(9bp) 하락한 1.56%를 기록했다.

이는 연준이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한데 따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연준은 FOMC성명에서 "에너지와 상품가격 하락과 경제활동 둔화전망으로 향후 수분기동안 물가 안정에 바람직한 수준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제 하강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Nevertheless, downside risks to growth remain)"고 덧붙여 ,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 9월 내구재주문 예상밖 증가

상무부는 9월 내구재 주문이 0.8% 증가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1.1% 감소였다.

상무부는 비행기 주문 등 운송 내구재 주문이 6.3% 늘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운송재를 제외한 내구재주문은 1.1% 감소했지만 지난달 감소율 4.1% 보다 낮았고 전문가 예상치 1.5% 감소 역시 밑돌았다.

부문별로는 운송재 주문이 전달 9.3% 감소에서 6.3% 증가로 반전했고 자동차 주문이 8.8% 감소에서 3% 증가로 돌아섰다. 민항기 주문은 29.7%, 방산 항공기 주문은 10.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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