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고통분담 임금 삭감 발표 잇따라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10.29 16:03
글자크기
발전 연료 가격 상승으로 사상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전력이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 반납이라는 강도 높은 자구책을 내놨다.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예탁결제원도 증권시장 침체에 따른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임원과 간부직원의 연봉을 삭감하겠다고 밝히는 등 공기업들의 예산절감을 위한 대책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한전, "임금반납 자구책으로 새로운 도약" = 한전과 10개 자회사는 29일 임원과 과장 이상 직원 1만1000여명이 올해 임금인상분 전액 220억원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임원은 평균 300만원, 과장급 직원은 평균 170만원 정도의 임금을 회사에 반납하게 된다.

한전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임직원들 사이에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지만 동의서를 받는 데 시간이 필요해 임금 반납 결정을 지금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임금 반납 결정이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위기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활용하자는 다짐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전은 올해 유연탄 도입가격이 올라 지난해에 비해 원가가 6조3000억원 증가했지만 전기 요금은 동결돼 창사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볼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당기순손실은 이미 올해 3분기까지 7892억여원에 달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약 1조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때문에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절감하는 등의 자구책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 증권 유관기관도 임금 삭감 = 이날 증권선물거래소도 임원과 집행간부의 연봉을 각각 20%, 10% 삭감하고 부장급 직원들이 일정액 임금을 자진반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내용의 경영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기관 중 직원연봉이 1위로 고임금 비판을 받고 있는 증권예탁결제원도 임원임금 31.5%를 삭감하고 상위직급 직원이 임금의 5.1%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임금삭감 등으로 절감된 비용은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할 계획이다.

정부에서도 공기업 예산 절감을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들의 임금을 동결하고 정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늘리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예산편성지침을 다음달중 의결할 계획이다.

또 지식경제부는 이날 한전 등 69개 산하기관 상근감사를 모아놓고 산하기관 임원들이 국외출장 때 항공기 1등석을 이용하지 말고 비자 발급과 세면도구 구입 등을 위해 지급되는 '준비금'을 폐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전달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