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외인, "컴백" 선언할까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0.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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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조선·자동차 집중매수… 해외 안정에 한국 시각 변화

외국인들이 11거래일만에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다.

외국인은 29일 오전 10시50분 현재 1125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코스피의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다우지수 등 미국증시가 11% 가까운 폭등을 보이고, 일본 닛케이지수가 7% 가까이 반등하는 등 여파를 외국인도 받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은 이날 대형주를 1315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와 운수장비를 각각 668억원과 680억원 순매수하면서 '사자'의 대부분을 집중시키는 모습이다.



대형주-전기전자-운수장비의 관계를 놓고 볼 때 외국인들은 시총상위주의 전기전자ㆍ조선ㆍ자동차에 매수세를 쏟아붇는 것으로 판단 가능하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는 모건스탠리가 11만1524주를 순매수하는 등 골드만삭스(6만주), JP모간(4만주) 등 외국계가 매수 상위 5위권을 휩쓸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6.7%대 반등중이다.



장초반 상한가를 기록했던 현대중공업 (198,300원 ▲7,300 +3.82%)도 UBS(15만7000주)와 JP모간(11만8000주), 크레딧스위스(8만7000주) 등이 매수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LG전자와 현대차 등도 외국계증권사가 매수 상위에 포진하면서 '사자'에 열을 올리는 상태다.

외국인 입장에서 그동안 글로벌시장에서 투매심리를 자극한 악재가 조금씩이나마 해소돼 국내증시에서도 긍정적인 태도의 변화를 보일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가 확실시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기업어음(CP)매입에 나섰다.

3개월물과 6개월물 리보(LOBOR)가 12일 연속 하락하는 등 단기 자금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VIX(S&P500 변동성지수)와 VXN(나스닥 변동성지수)도 모두 60%대로 급락하는 등 최악의 신용붕괴를 피해가고 있다는 안도감도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호전시키고 있다. 여기에 한국에 대한 CDS 5년물이 전날 6.75%에서 5.77%로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도 급락하면서 1400원 수준으로 내려앉는 등 최근 한국을 둘러싼 증시외적 요인들도 반전 모멘텀을 만들고 있다.

'일단 돌아온 외국인'이 증시에서 매수세로 태도를 바꿀 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민상일 한화증권 (3,505원 ▲80 +2.34%) 연구원은 "지금까지 국내증시를 둘러싼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확정할 수 없어 외국인들의 태도변화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수선물시장에서 순매도 강화도 아직 '외국인의 컴백'을 부르짖기에는 성급한 측면이 있다.

외국인들은 9월 쿼드러플데이 이후 지난 27일까지 3만2500계약을 순매수했다. 이는 올들어 최대치였다. 그러나 지난 28일 7042계약을 순매도한 데 이어 29일에도 부침이 심하기는 하지만 매도우위에 방점을 찍는 모습이다.

코스피시장에서는 비록 매수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지수선물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감안하면 '완전한 외인 컴백'을 선언하기에는 무리다.



원상필 동양종금증권 (2,950원 ▲10 +0.34%)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그동안 사들인 선물을 지수 반등을 이용해 팔아치우면서 그동안 이익을 확정짓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 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추세적 매수 반전은 그동안 경험상, 코스피의 반등보다 지수선물의 오름세 강화가 높아야 된다는 설명이다. 즉, 시장베이시스가 현물(코스피200)보다 지속적으로 강하게 반응하는 상황을 유지할 때 외국인들이 추세적으로 코스피시장에서도 매수우위를 점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시장베이시스는 0.5 수준에 그쳐 아직 '외국인 컴백'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원 연구원은 "시장 베이시스가 크게 강하게 오르지 않는 점으로 보면 아직 외국인들은 '바닥확인ㆍ추세 반전'에 대한 믿음을 주저하는 것 같다"며 "당분간 시장을 주시하면서 외국인들의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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