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달러 매수 장외유도 '사실상' 포기

더벨 이윤정 기자 2008.10.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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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급락으로 장외 소화 불능..무분별한 매수 자제에 주력

이 기사는 10월29일(07:3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해외투자펀드의 달러 매수를 장외로 유도하려던 정부의 방침이 사실상 폐기됐다. 현재 정부는 자산운용사의의 장내 거래를 허용하되 환율 수준을 무시한 무차별적인 달러 매수는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8일 "해외펀드에 따라 달러 매수 규모가 확정되는 시간대가 달라 현실적으로 장외거래로 유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전 세계 증시 하락으로 투신권 달러 매수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거래를 매칭시켜 주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장내 거래로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며 "대신 시장을 흔들어 놓는 방식으로 달러를 매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13~14일 자산운용사들의 비정상적인 달러 환매수를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장외시장에서 시장평균환율(MAR)로 달러 거래가 이뤄지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해외투자펀드에서 환헤지와 관련된 달러 매수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리자 정부도 결국 손을 들었다. 장외에서 시장평균환율로 매수 수요를 충족할 충분한 공급물량을 찾아주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것.

은행 딜러는 "자산운용사 해외투자펀드와 관련된 달러 매수를 장외로 유도하고 싶어도 수용 가능한 수준을 뛰어넘은 것 같다"며 "장내에서 소화되는 자산운용사 매수 물량이 다시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선물사 관계자도 "일부 자산운용사에 대해서만 수요 조사를 하고 있어 정부에서 의도한 만큼의 실질적인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정부가 달러 수요를 보고 받는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투신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메이저 4곳 정도다.

해외투자펀드가 투자하고 있는 지역이 다양해 이들의 달러 매수 시간대가 다르다는 점도 장외거래로 유도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서울외환시장 개장 전에 마감하는 지역에 투자하는 해외펀드는 오전에 달러 매수 규모가 확인 된다"며 "장외거래로 분산시키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등 우리나라와 시간대가 비슷한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는 늦은 오전부터 달러 매수 규모가 집계되기 시작해 현실적으로 장외시장로 유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에 장내 달러 매수 상한선을 두지 않고 있다"며 "환율 상승 압력이 크지 않으면 장중에 전부 매수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과도하게 높은 가격에 매입하지 않도록 유도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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