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등 연기금 공격적 매수 성공할까

방명호 MTN 기자 2008.10.2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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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어제에 이어 기금의 순매수가 이어지면서 지수가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기금은 어제 5400억원을 넘게 순매수하더니 오늘도 1600억원을 넘게 사들였다. 오늘 선물도 매수 폭을 늘려 7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들은 이에 질세라 현물을 2700억원 이상 순매도했고, 선물도 7137계약 순매도했다.



그렇다면 기금은 현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것일까?

일단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고 매수를 한다면 기금의 역할은 평가받을만 할 것이다. 기금의 운영을 공격적으로 잘한 것은 물론이고 외국인의 매도로 주식시장의 하락을 막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금의 매수가 다분히 정부의 정책과 맞불려 정치적인 움직임일 가능성이 있다면 문제는 적지 않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설립목적은 증시안정이 아니라 연금가입자의 노후생활 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해 되돌려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센터장은 “주가가 현재 시점에서 충분히 기술적 반등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향후 20%정도를 기술적 반등이라고 본다면 1100선까지는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문제는 그 이후인데 주가가 상승흐름을 탄다면 기금의 매수는 공격적으로 선택을 잘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하지만 추가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기금의 운용원칙에서 벗어나 손실이 불가피하고, 오히려 외국인에게 팔 수 있는 기회만 주는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 연기금이 공격적으로 사서 시장의 안전판을 구축하는 것은 의미있다"면서도 “ 향후 주식시장이 패닉 상태가 이어진다면 기금의 효과는 갈수록 없을 것”라고 말했다.

연기금의 주식 매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연기금의 매수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이 계속 매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기금이 방관했다면 코스피는 더욱 하락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기금이 투자를 1-2년간 단기로 하는 것도 아니고 30~40년 운영한다면 지금 정도 수준에 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재 시장 상황에서 기금의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향후 시장의 움직임에 의해 평가가 내려질 것이다. 연기금의 공격적 주식 매수가 자체 판단에 의한 선의의 결정이어서 연금기금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가 깨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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