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도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인 상황에서 은행들은 고객들의 신용카드 사용을 반기지 않고 있다. 급기야 27일에는 인도 최대 민간은행인 ICICI은행이 성장 없는 이익 증가를 발표했고, 매우 높은 대출 충담금을 설정했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가장 큰 부담은 신용카드 대출이었다.
은행들은 너무 앞서갔다. 카드 발급이 시골이나 일정한 소득이 없는 저소득층에게도 자유롭게 이뤄졌다. 신용카드 사태를 겪었던 한국의 금융기관과 소비자들이 경험했던 것과 같은 잘못이 재현된 셈이다.
문제는 무분별한 카드 발급, 사후 관리 미흡으로 부실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뭄바이에 위치한 신용평가사인 '크리실'에 따르면 무보증 대출과 상환이 연체된 신용카드 대출 규모는 올해 전체 대출의 7~9%로 증가했다. 이 수치는 급증해 15%로 치닫고 있다.
카드 대금을 연체한 소비자들은 신용등급 하락 등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어떤 시민들은 "사용 금액, 이자가 얼마인지 알지 못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자유롭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서 마음껏 사용했다"는 고백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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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은 심각하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감지된다. 이달초 경찰이 뭄바이 교외에 있는 나이르 씨의 아파트를 방문했을 때 4구의 시신과 73장의 신용카드를 발견했다.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나이르 씨 일가족은 자살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