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드디어 나섰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10.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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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개입, 공매도 금지 등 적극 부양

일본 정부가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시장 혼란의 주요인인 엔고(高)를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시장 개입 의지를 피력한 데 이어 공매도 금지, 은행 보유 주식 매입, 주식 소득세 감면 등의 증시 부양 카드를 속속 제시하고 있다.

◇ 1. '엔'을 잡아라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상 겸 금융상은 사실상의 외환시장 개입 의사를 밝혔다. 나카가와 재무상은 27일 엔화 급등에 대한 우려의 뜻을 담고 있는 G7(서방 주요 7개국)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엔화 급등을 막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유사시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엔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만 달러를 상대로 13%, 유로를 상대로 29% 급등했다.

나카가와 재무상은 당시 이 같은 시장 개입이 아소 다로 총리로부터 직접 지시받은 것임을 강조했다. 시장 안정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적극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발언이다. 일본 정부는 2004년 3월 이후 시장 개입을 자제해왔다.



외환시장 구두 개입 효과는 즉각 시장에 반영됐다. 장 초반 하락 출발했던 증시는 반등의 탄력을 더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엔화도 하향세로 돌아섰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18분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2.66엔 오른 95.45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유로는 119.74엔으로 상승했다(엔 약세).

◇ 2. 신뢰를 되살려라

일본 정부는 이날 또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하는 이른바 '네이키드 숏셀링'을 금지했다.


닛케이지수가 지난 5주동안 무려 24% 폭락하며 82년 10월 이후 26년래 최저치로 주저앉자 당초 내달 4일부터 시행하려던 공매도 금지를 앞당겼다.

주가 급락에 따른 은행 자기자본비율 저하를 막기 위해 관련 규정을 완화, 주가 하락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직결되는 것도 막을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주식도 정부 산하 기관을 통해 직접 사들일 계획이다. 보유 포트폴리오의 가치 저하 여파로 은행들의 실적이 추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책이다. 일본은행은 당초 2조엔으로 예정됐던 주식 직접 매입 규모를 10조엔으로 늘려잡았다.

◇ 3. 최대한 빨리, 가능하면 연내에

일련의 대응책에서 드러나는 일본 정부의 정책 목표는 금융시스템의 체질 강화, 증시 투자 분위기 개선, 주식시장 안정 등으로 요약된다. 엔화 급등과 증시 급락이 더이상 진행되기 전에 적극적인 개입과 자금 투입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가능한 한 빨리 관련 대책들을 시행에 옮길 계획이다.

현지 언론들이 정부의 증시 부양책 소식을 전한 27일에도 약세를 이어갔던 증시도 정부가 공매도 금지와 연내 공적자금 투입을 강조하면서 급등세로 돌아섰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6.4% 급등하며 단숨에 7600엔대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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