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뿐만 아니라 긍정 신호도 있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10.28 11:24
글자크기

[김경환의 투데이]

일본 증시는 1982년 이후 최저 수준을, 홍콩 증시는 11년래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약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특히 아시아 증시 부진은 미국과 유럽을 넘어선다.

아시아 증시가 유독 낙폭이 큰 것은 수출 주도 경제에 따른 폐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시아 경제는 일본과 한국, 중국을 위시해 수출 주도형 경제가 주도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독 침체 공포가 클 수밖에 없다.



지금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 경기침체다. 'R'(recession, 경기침체) 공포가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이제 기댈 것은 미국과 유럽의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 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인 이머징 국가들에 대한 지적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는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의 가장 충격적인 것은 한국, 러시아, 브라질 등 이머징 시장으로 위기가 확산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머징 국가들은 나름대로 외환보유액을 쌓고 외채를 줄이는 등 대비를 해왔지만 민간 부문이 이를 자제하지 못해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ING 주식 투자전략가인 가레스 윌리엄스 역시 "이머징 시장은 디커플링이 환상에 그치고 말았다는 자괴감에 더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듯 MSCI 이머징 시장 지수는 4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날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6.2%, 상하이종합지수도 6.3%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우크라이나와 헝가리를 아이슬란드에 이어 지원 대상에 추가했다는 소식은 이머징 시장에 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비관론으로 일색하고 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도 또 입을 열었다. 루비니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주택 가격이 앞으로 16% 정도 더 떨어져 고점대비 40% 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심리적 공포가 지배하고 있다. 증시가 상승 반전 계기를 마련하려면 투자자들의 심리를 우선적으로 달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시적인 계획(아주 거창한 계획)이 나와야 한다.

그리고 가시적인 호재 신호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 27일 기준금리를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0.75%포인트 인하했다. 뒤이어 미국과 유럽도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8~29일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하고 금리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0.5%포인트 금리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예상을 넘어선 0.75%포인트의 금리 인하도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현 1.5% 금리 수준은 1% 미만으로 내려간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다음달 6일 정책이사회를 개최하고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침체가 미국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트리셰가 이날 마드리드에서 가진 연설에서 "다음달 6일 정책위 회의에서 금리를 또 한번 인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하폭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장은 0.5%포인트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도 계산에 넣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주부터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본격적으로 투입하기 시작한다. 재무부는 우선 1차로 집행 승인받은 2500억달러를 9개 대형 은행과 19개 지역 은행에 투입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네이슨 재무부 금융담당 차관보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9개 은행들과 합의를 마쳤고, 이 주 초부터 이들 은행의 주식을 매입해 해당 은행들의 대출 여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비니의 예측과는 달리 미국 주택 시장이 서서히 온기를 되찾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9월 기존주택판매에 이어 신규주택판매가 전문가의 예상과 달리 증가한 것. 9월 주택차입 21만가구 감소했다는 CNN머니의 보도도 나왔다. 미국 정부의 모기지 대책 프로그램인 호프나우를 통해 주택 차압을 피했기 때문이다.

희망이 없는 듯 보인다. 모두가 절망에 빠졌다. 그리고 투매 또 투매만이 정적을 감싸고 있다. 이미 손 놓은 투자자들은 증시를 넋 놓고 쳐다보고만 있다.



반전의 계기가 있을까. 영국 증시 예를 들어보자. 영국은 1973~1974년 침체장에서 주가가 73% 떨어졌다. 지금 못지않게 모두가 패닉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나 1975년 영국 증시는 극적으로 100%가 넘는 놀라운 반등에 성공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