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난 10일 기록한 연저점은 아직 무너지지 않은 상태다. FOMC(공개시장회의)를 이틀 앞두고 반복되고 있는 증시 하락세는 보다 강한 금리인하 조치를 촉구하는 압력으로 해석할 수 있는 일이다.
현재 글로벌 증시와 경기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주범인 주택경기는 호전되기 시작했다. 지난주말 9월 기존주택판매가 5.5% 증가한 데 이어 신규주택판매 실적 또한 2.7% 증가했다.
아직 판매가격까지 상승하지는 않고 있지만 재고감소가 수반되는 주택판매량 증가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만일 케이스쉴러 지수마저 상승반전한다면 주택경기 침체 의구심을 꺾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종목 중 3개 종목이 상승했다는 점에도 의미부여가 가능하다.
홈디포와 3M이 상승했고 버라이존은 10% 넘게 급등했다. 3분기 이익이 31%나 급증한 결과였는데 최근처럼 기업실적 악화가 당연시되는 상황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CP(기업어음) 직접 매입에 나서고 재무부가 지방은행에 구제금융을 투입한 것은 아직까지 증시 호재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
GM의 부도 가능성과 정유업종 및 금융업종의 하락이 장세 전반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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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엔화 강세가 추가로 진전되지 않았다. 유로화 약세로 인해 엔/유로 환율이 또 다시 연저점을 경신했지만 엔/달러 환율이 90엔선 밑으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바닥권 형성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변동성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금요일 기록한 사상최고치를 넘어서지 않았다.
1개월물 및 3개월물 달러리보는 11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배럴당 63달러까지 떨어진 국제유가(WTI)는 물가 불안감을 일소시키는 확실한 변수다.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유소에서 휘발유 가격도 리터당 1500원대로 떨어진 곳이 나오고 있다.
전날 한은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의 급락세 반복은 신용 및 미수거래에 대한 반대매매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영향도 있다.
지난 21∼24일 나흘간 신용 및 미수가 2548억원 감소했고 투신권이 4291억원 순매도하는 데 그쳐 개인과 투신의 매도가 증시 급락세의 주범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극도로 불투명한 증시 전망으로 매수세가 실종된 상황에서 나오는 확정 매물은 규모가 크지 않더라고 지수를 떨어뜨릴 힘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올들어 연기금이 8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올해 국민연금 자산배분안 중 신규 주식매수가 9조5000억원을 잡혀있는 것을 감안할 때 연내 추가 매수여력은 1조원 남짓으로 추정된다.
전날 증시 낙폭을 만회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연기금마저 매수여력이 고갈될 경우 증시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 안정과 은행부문 지원을 위한 추가조치가 발표되면 증시 바닥을 노린 스마트머니 유입을 촉발시킬 수 있다.
정부가 다가구 주택의 양도세를 폐지하고 종부세를 사실상 없애기로 하는 등 '부자정책'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감세를 들고 나오는 것은 유동성을 가진 자들을 증시 스마트머니로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2085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가 단 1년만에 900선마저 붕괴됐다면 떨어질만큼 떨어졌다는 게 상식적인 판단이다.
블루칩이 일제히 10% 넘게 주저앉은 일이 발생하고 코스지증시에 나흘 연속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도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증시가 하락할수록 정부의 대응강도는 높아지며 돈이 있는 자들은 정부 편에 서면서 대박을 노리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