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개장전]G7도 美도 '별 수 없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10.2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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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미국 뉴욕 증시는 지수선물이 한 때 5%대로 급락하는 등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개장을 기다리고 있다.

미 동부시간 8시27분 현재 뉴욕 다우 지수선물은 전거래일 대비 157포인트 하락하고 있다. S&P500 지수선물은 21.1포인트, 나스닥 지수선물은 20포인트 하락중이다. S&P500 지수선물은 한 때 5%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상승 모멘텀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세계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는 증거만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엔화 급등을 막으려 '공동대응'에 나선 G7의 '말발'이 먹히지 않았고 기업실적 악화와 경기침체의 증거들만 속속 드러나면서 아시아, 유럽 증시가 잇따라 폭락했다.

아이슬란드, 우크라이나 등 유럽 국가들은 잇따라 IMF 관리체제로 들어가면서 연쇄적인 '국가 부도' 우려도 투자심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아시아·유럽 잇따라 폭락…'상승 모멘텀' 없어
홍콩 항셍지수가 장중 15%대로 급락하며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아시아 증시는 연쇄적으로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7000선까지 위협받으며 6.36% 급락했다.

한국은 기준금리를 0.75%p나 파격적으로 인하했지만 그동안 외신들이 지적해왔던 '심각한 위기'가 사실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데 그쳤다. 환율이 급등했고 장중 주가도 5%에 육박하는 낙폭을 보이다 겨우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유럽 증시도 스톡스600지수가 5%대로 급락하는 등 장중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위기를 모면하려는 대책들은 쏟아지고 있지만 증시를 상승으로 이끌만한 모멘텀은 '낙폭이 크다'는 것 외에는 없는 상태다. 반면 '악재'는 새롭진 않아도 꾸준히 위력을 더해가는 중이다.

◇G7 '엔화 급등' 못막아…글로벌 공조 신뢰↓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자산가치 하락으로 '케리 트레이드'가 급속히 청산되면서 엔화는 연일 급등하고 있다.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인식 하에 G7이 공동대응할 뜻을 모았지만 엔화는 다시 올랐다.



기존 금융질서를 대신할 '신 브레튼우즈' 체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의 손익 계산이 바쁜 중에 위기해결을 위한 공조의 실효성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대책들은 결국 위기를 해결하기보다 최악의 상황만 모면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IMF가 아이슬란드와 우크라이나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한 데 이어 헝가리, 파키스탄 등 동구권 여러 국가들이 IMF의 관리체제 하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이때문에 동유럽 국가의 '연쇄 부도' 우려가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英 주택가격 7년래 최대폭 하락…운임·원자재도 급락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과 유럽의 주택가격의 반등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영국의 10월 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7.3% 급락해 7년래 최대낙폭을 기록했다.

반등은 커녕 가격하락폭만 키워가는 중이다. 미국도 지난달 거래는 반짝 늘었지만 가격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금값은 온스당 723달러 선까지 하락했고 유가도 배럴당 62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24개 원자재 가격으로 산출하는 S&P GSCI 지수는 이달 들어 33%나 급락하며 1970년 이후 38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는 90%나 급락하며 6년전 수준으로 내려갔지만 반등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펀리폰즈ASA는 원자재 수요가 줄면서 선적물량을 잡지 못해 놀고있는 배가 지천에 널렸다고 지적했다.

◇기업실적 전망치 잇단 '하향'…악재가 넘친다
무엇보다 주가의 근간인 기업들의 실적이 문제다. 경기침체로 대부분 기업들의 이익감소 혹은 적자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아직도 애널리스트들은 전망치를 높게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캐논은 이날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2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치를 제시했다. 8년간 매년 순이익의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온 기록이 9년만에 깨졌다.



인도 최대은행인 SBI는 지난 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를 넘는 4.5억달러에 달했지만 '예상보다는 양호하다'는 정도로는 9.6%나 급락하는 주가를 되돌리지 못했다.

존슨일링턴어드바이저의 휴 존슨 대표는 "변동성만 넘치는 가운데 펀드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진행되면서 더 큰 폭의 하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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