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한은총재 "경제 예상보다 빨리 둔화"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10.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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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이날 단행한 대폭적인 금리인하 배경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동안 한은이 경제위기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한은이 기준금리 조정에 상당히 신중한 이유는 물가압력, 외자유출,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이번에 금리변경이 상당히 컸다. 임시 금통위까지 열면서 금리를 인하한 것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주요국 정부나 중앙은행들이 상당히 노력하고 있는데도 상황이 상당히 안 좋아지고 있고, 9월 중순 리먼 사태 이후 사태가 더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했었지만 경제활동이 상당히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한은이 확실하게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시장의 태도 등을 전달할 필요가 있어서 (금리인하를) 했다.

-11월 금통위 다가오는데 금리기조가 추가 인하로 지속될 수 있나.
▲수출은 지금까지는 잘 돼 왔지만 세계의 큰 나라들의 경제가 빨리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수출도 계속 잘될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금융시장 불안도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이런 쪽의 위험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금리인하가 지속되면 환율이 불안해 질 수 있다.
▲지금 상황은 한국의 금리수준이 우리 외자의 유출입에 큰 영향을 주는 상황은 지난 것 같다. 외자유출입은 한국 금리수준 또는 국가 간 금리격차보다는 오히려 투자를 했던 쪽에서 얼마나 빨리 자금을 회수해 가느냐에 달려있다. 이 정도 금리변동이 환율에 큰 영향을 안 줄 것 같다.

-한은이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대상에 은행채를 포함시켰는데 매입한도나 금액은.
▲범위가 확대되는 증권을 대상으로 한 RP매입 형식의 유동성 공급은 구체적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5조~10조원까지를 염두에 두고 상황에 따라 분할해서 집행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로 회사채, CP가 외면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시장 자금은 서로 연결돼 있다. 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은 시장전체의 기대를 다르게 바꿔주는 것이다. 기준금리를 4.25%로 정했다는 것은 이 수준에서 금융기관이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한은이 시장관리를 하겠다는 일종의 약속이다. 다른 금리도 함께 영향을 받는다. 기준금리 내렸을 때 전체 금리가 다 내려온다는 생각이다. 어느 한쪽만 유리하고 불리한 것이 아니다.


-지준율 인하도 오늘 검토됐나.
▲전혀 논의가 없었다. 한은은 최근 지준율 문제를 논의하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

-현재 금융위기가 언제쯤 해소될 것으로 보나.
▲'위기가 언제 끝날 것이냐'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새로운 부실의 출현으로 대체로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 상황에서 언제가 위기의 정점이라고 말할 만한 것을 제가 갖고 있지 않다. 나올만한 것은 다 나오지 않았냐는 말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한 두가지 더 있다고 한다. 지금 (위기의 정점이) 언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다음달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 회의가 열린다. 국제적으로 어떤 공조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이같은 회의에서는 어떤 행동을 하자고 결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인식을 공유한다. 상황에 대한 인식이 비슷해지면 회의장 밖에서 가까운 나라끼리 연락하면서 비슷한 조치를 하는 경우는 많이 있다. 11월 회의에서도 구체적 조치를 결정한다기 보다는 필요한 행동에 대한 인식을 교환하고 맞추는 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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