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던 통화 팽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이번 위기의 해결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국은행은 27일 예상치를 넘는 0.7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금리가 0.5%인 일본은 엔화가치가 13년 이래 최고치로 폭등하자 나카가와 쇼이치 재무장관이 외환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그는 엔화 가치 급등을 우려한다는 선진7개국(G7) 성명을 대독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04년 3월 이후 환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
↑폭락하는 닛케이지수
필리핀 홍콩 중국 싱가포르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금리인하와 연기금의 주식 매수에 힘입어 한국 증시만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대응은 심각한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다. 당장 눈앞의 주가급락도 문제지만 실물 경기가 꺾이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JP모간은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가 내년 중반까지 심하게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최대 소비시장 역할을 한 미국의 가계가 더이상 소비에 나설 만한 여유가 없을 것으로 우려한다. 집값과 주가 급락, 은행 대출 규제, 고용 침체 등 소비를 옥죄는 심각한 변수들이 즐비하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10월 실업자가 20만명 이상 증가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휘발유 가격 하락만으로 소비가 살아나길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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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동시에 지난 수년에 걸쳐 세계 성장의 촉매 역할을 해왔다. 한마디로 전세계가 모기지 부실에서 촉발된 이번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꽁꽁 묶여있는 상황이다.
당장 아시아 시장은 해외자금 이탈과 수출 경기 둔화로 직격탄을 입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스티븐 로치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2007년 기준 아시아경제에서 수출은 46.7%를 차지했다. 이는 1998년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치"라고 우려했다.
올해 63세인 인도네시아의 제조업체 사장인 지미 팬타키씨는 월스트리트에서 "많은 투자손실을 입었는데, 아무도 이번의 위기를 예상하지 못했다. 경제와 시장이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 살 수도 팔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간)에는 9월 신규 주택매매 동향이 공개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46만건에서 45만건으로 2.2% 줄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24일 발표된 기존 주택매매는 예상치를 넘어섰다. 경기가 사실상 심각한 침체로 가고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4분기 주택시장 동향은 어느 때보다 비중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