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26년전 버블 붕괴시점으로 회귀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10.2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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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증시가 27일 1982년 버블 붕괴의 시점인 26년 전으로 되돌아 갔다.
증시 폭락의 뚜렷한 요인중 하나는 사상최대폭으로 솟아치는 엔고(高) 현상이다. 엔화와 일본 증시의 반대 움직임은 최근 들어 더욱 극명해지고 있다. 엔화 가치는 상승 곡선을, 증시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엔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기업들의 실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증시가 약세로 전환된 것은 이전에도 수 없이 경험했던 일이다. 하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지나친 감이 있다. 엔화와 증시 모두 급등락으로 점철된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 닛케이, 일주일새 1900p↓

닛케이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6.4% 급락한 7162.9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982년 10월 이후 저점이다.



급락세 진정을 위해 일본 정부가 특단의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효과는 잠깐뿐이었다.

현지 언론들은 요사노 카오루 경제재정담당상의 발언을 인용, 정부가 은행주 직접 매입과 주식 및 배당금 소득세 감면, 은행의 증자 제한 등의 증시 부양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오전장 잠시 반등하던 증시는 오후장 들어 다시 하락 반전, 낙폭을 6%대로 확대했다.

◇ 엔/달러, 8엔↓


일주일 전인 20일 닛케이평균주가 마감가는 9000엔대 초반이었다. 불과 일주일 새 닛케이평균주가는 1940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쳤다.

엔/달러 환율은 13년래 최저로 떨어졌다. 경기 둔화 추세에 따라 엔캐리트레이드 청산 분위기가 강화되면서 엔화 가치는 연일 급등세를 거듭하고 있다.



20일 101엔대였던 엔/달러 환율은 이날 93엔대로 떨어졌다.(엔화 가치 상승) 특히 이중 3거래일은 엔/달러 환율 낙폭이 3%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엔화 가치는 캐나다, 호주, 영국, 뉴질랜드 통화에 대해서도 5% 이상 뛰었다.

거듭되는 엔화 급등에 따라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도 4년만에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나카가와 쇼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 엔화 급등에 대한 우려의 뜻을 담은 G7(서방 주요 7개국)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필요할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말로 사실상의 외환시장 개입 의사를 밝혔다. 일본 정부는 2004년 3월 이후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해왔다.

◇ 95엔대 회복이 관건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추가적인 증시 급락을 막기 위해선 엔/달러 환율 진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특히 엔/달러 환율의 95엔 회복을 시장 안정과 증시 단기 반등의 단초로 제시했다. 신문은 엔/달러가 95엔대로 올라서면 닛케이평균주가가 8000엔대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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