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이날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농협, 수협, 수출입은행 등이 발행한 채권(은행채)과 함께 토지공사, 주택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이 발행한 채권 및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채는 예금과 함께 은행의 자금조달 채널의 한 축으로 활용돼왔다. 은행채는 예금에 비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기 쉽고, 국내외 기업 및 기관투자자들의 여유자금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올 4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는 25조 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국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총 13조원이 순수 은행권 물량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연 5%에 불과했던 은행채 발행금리는 하반기 들어서 연일 상승한 끝에, 이달 초에는 7.95%까지 치솟는 등 불안감이 가중됐다. 예금을 틀어서라도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를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결국 한은이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상황이다.
은행들은 "한은이 (은행채 매입시기를) 좀 더 빨리 결정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대체적으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한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리면서 은행채 매입을 발표했기 때문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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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와 자금공급 중 한가지 만 택해서는 효과가 없다"며 "한은이 과감하게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격과 수급이 동시에 개선되면 시장 전체적으로 파급이 클 것"이라며 "은행들도 고금리 예금에 따른 압박감에서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력한 금융시장 정상화대책이 나왔으나 보다 중요한 건 후속책"이라면서 "회사채시장이 정상화되려면 기업과 가계자금이 흐름이 보다 원할해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