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일자리와 녹색성장을"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8.10.2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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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강국코리아, 사회적기업과 녹색성장 포럼]<3>협동조합이 만드는 선순환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 2008년 가을체육대회에서 회원들이 줄다리기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원주의료생협↑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 2008년 가을체육대회에서 회원들이 줄다리기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원주의료생협


협동조합을 키워 지역에 녹색일자리와 녹색성장 기반을 만들자는 주장이 나왔다.

최혁진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 정책위원장은 27일 머니투데이, 노동부, 사회투자지원재단, 한국사회적기업협의회 공동주최로 열린 '사회적기업과 녹색성장 포럼' 에서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지역에 녹색살림, 재생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 그룹(MCC)을 사례로 꼽았다. 몬드라곤 협동조합 그룹이 만들어진 1950년대, 경제적 곤란으로 주민들이 떠난 바스크 지역 인구는 고작 5000여 명에 불과했다.



MCC는 1956년 폐업상태에 있던 난로 공장을 인수해 '울고(ULGOR)'라는 노동자 협동조합을 건립했다. 제조업, 유통업, 금융업, 대학 및 각종 교육연구시설, 보건의료분야, 사회복지까지 하나둘 사업영역을 넓혔다.

현재 MCC에는 약 260여개의 기업들, 총 8만여명의 직원이 활동하고 있다. 사업고는 132억6600만 유로(원화 약 24조원), 금융자산은 123억3200만 유로(약 22조3400억원)에 이른다. MCC는 스페인의 7대 대기업이 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MCC 소속 기업 대부분이 공업생산협동조합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바스크 지역은 환경적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으로 꼽힌다.

최 위원장은 "MCC 각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지역주민이라 자신들의 삶터인 몬드라곤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강제적으로라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MCC는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던 스페인 바스크 지역을 현재 세계에서 가장 사회안전망이 잘 갖추어진 훌륭한 지역으로 변화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동조합으로 '지역순환의 경제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협동조합이 지역의 경제적 자립과 함께 생태적인 지속가능성, 지역문화의 활성화, 사회적 안전망을 확보해 지역순환경제의 기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과 일본에서는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먹을거리를 지역 내에서 생산ㆍ조달하는 로컬푸드 사업, 지역순환형 에너지사업, 사회적기업을 통한 복지안전망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7년 5월말 기준으로 221개 생협(인가생협은 125개), 40만여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다. 총 사업고는 3300억원. 국내 생협의 꾸준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유럽, 일본의 생협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



최 위원장은 "유럽과 달리 한국엔 통합 협동조합법이 없어 시민이 다양한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도 쉽지 않다. 최 위원장은 "국내 생협법은 조합원이 아닌 자에게 서비스를 공급할 수 없도록 해 사회적기업으로 활동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영국처럼 협동조합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을 경우 지역사회를 위한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과도기적 방안이 정부 차원에서 고민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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