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마지막 무풍지대' 중동 상륙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10.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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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예금 보증-은행 구제 단행

글로벌 금융위기가 마침내 중동 국가들까지 흔들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를 떠받치던 유가마저 급락하며 위기의 무풍지대로 여겨지던 중동권마저 구제금융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쿠웨이트 중앙은행은 26일 파생상품 손실로 위기에 몰린 대형 은행인 걸프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을 단행하기로 했다. 은행 구제는 중동권중 최초의 일이다. 걸프은행은 주식 거래도 중단됐다. 이와함께 국내 상업은행들의 고객예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예금 지급보증 조치는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이어 중동 국가들 중 두 번 째이다.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무산되면서 쿠웨이트 증시는 이날 3.5% 급락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27일 투기적인 외환시장 투자자들이 쿠웨이트를 구제 금융으로 내몰았다고 분석했다. 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해나가면서 이 지역 기업과 은행, 가계 자산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중동 주요 증시 하락률(출처:월스트리트저널)↑중동 주요 증시 하락률(출처:월스트리트저널)


얼마 전까지만 해도 걸프만은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러나 차입을 통해 이머징마켓 투자에 나섰던 해외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리먼 브러더스 청산을 계기로 신용경색이 한층 고조되자 서둘러 발을 빼고 있고, 결국 중동 국가들도 혼란을 피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이 은행 대출과 대출 지급 보증에 나서고 있지만 금융시장 혼란을 막지 못했다. 사우디 정부는 26일 100억리얄(27억7000만달러)을 정부 소유 사우디신용은행에 투입해 저소득층에게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가뜩이나 유가가 급락하자 투자자들의 비관은 한층 더 강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걸프 지역 국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47달러를 넘어서야 재정적자를 피할 수 있다. 바레인은 75달러, 사우디는 49달러, 쿠웨이트는 33달러로 다양하다. 현재 국제유가는 64달러선이다.


중동의 주요 증시들은 크게 하락했다. 사우디증시가 올들어 50.5% 하락했고, 두바이는 47.7%, 카타르증시는 28% 각각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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