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충분히 폭락, 안정위한 정부 공격적 대책

박문환(샤프슈터) 기자 2008.10.2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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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8>징비록(2) 주가폭락에 대한 반성문

편집자주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오늘(9월1일)부터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가 충분히 폭락, 안정위한 정부 공격적 대책


Dooms Day...

선진 은행들의 묻지마 매도가 진행될 수밖에 없었고 하위의 헤지펀드 청산설까지 무던히도 시장을 괴롭혔던 지난주에 유독 우리나라는 더욱 큰 하락을 보여주었는데 심지어는 정작 사고를 쳤던 미국의 S&P지수의 움직임에 비해 터무니 없는 하락률을 보였었다.

지난 주 마지막 3일은 금융인이 지금껏 느낄 수 없었던 최악의 공포국면이 진행되었다.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단기외채라고 하는 발목에 잡힌 국내 금융회사들이 발행한 금융채의 채권수익률이 급등하고 CDS 프리미엄이 갑작스레 600BP를 넘어서는 등 범상치 않은 조짐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WSJ가 보도한 괴이한 내용에 투자자들은 더욱 혼비백산케 했다.

우리나라가 IMF 지원 우선국으로 선정되었다는 보도였다. 이미 11년 전에 IMF의 신탁통치를 받아보았던 우리네 시장에서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IMF 라는 고약한 친구는 희안하게도 지원을 해준다는 말을 하게 되면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데 얼마 전 아이슬란드에서도 시장이 하루에 77%나 폭락하는 등 그들의 손길이 마치 지옥에서 온 저승사자와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IMF로부터 달러를 스왑형태로 빌려오는 것에 대해서 그리 민감하게만 반응할 것은 아니었다.

지금 미국은 이번 금융위기를 통해서 좀 더 효과적인 달러화의 지배력 확대의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다.


신용 위기에 따라 돈가뭄이 심각해진 시장에 달러를 뿌리게 되면 마치 스펀지와 같이 달러를 빨아들이게 된다는 것을 미국은 잘 알고 있다.

달러가 없어 고통을 받아보았던 이머징의 여러 정부들은 과도하게 풀려 있는 달러화의 자발적인 수요처가 될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IMF는 다소 재무적 위험이 적은 나라들에게는 달러화스왑계약을 통해서 시장에 달러를 공급하겠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44억달러였던 한도가 5배로 늘어나게 되며 이는 원화를 IMF에 맡기고 약 220억달러의 달러화를 IMF로부터 가져올 수가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재원을 선진국들이 하기로 했고 후진국은 선진국에 이자를 내는 방식이다.

독일의 어느 유명한 경제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은행들이 빌려 쓴 단기 외채의 돌아올 물량이 내년 6월까지 적어도 800억달러에 달한다고 하고 있다.

더욱 시급한 올해 안에 막아야 하는 외화도 약 250억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주장에 대해 굳이 아니라고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진실을 감추려 하면 더 곪는 속성이 있다.

물론 얼마 전까지 2400억 달러를 가지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달러 상승하는 거 막는다고 얼마 썼을 것이고 요즘 수출이 잘 안되서 무역수지에서도 올들어 146억 7500만달러나 적자가 나는 판에 장단기 외채의 균형이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외화가 필요 없다!! 라고 바득바득 우길 것이 아니라 재무상황이 좋은 지원우선국이라는 타이틀로 외환의 공급을 받는다면 지금 당장 힘든 불을 끄는데 분명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은행채의 안전한 롤오버를 위해 필요한 달러를 적시에 공급함으로서 해외의 불필요한 의심을 덜어낼 수 있다면 치솟고 있는 CDS 프리미엄을 낮출 수도 있을 것이고 지난 주말처럼 말도 안되는 급격한 폭락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IMF 라는 딱지에 독특한 거부감을 보이는 국민의 정서를 고려할 때 함부로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지금 상황으로는 미국이 쉽게 이 달러화 경색의 상황을 호전시킬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이미 600BP를 넘어서는 CDS 프리미엄으로 보면 위기는 분명 없다고만 우겨댈 수도 없다.

미국 IB의 몰락 이후로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의 CDS 거래는 거의 사라져 버렸고 우리나라의 CDS 거래도 유명무실해진 정도로 거래량이 작아서 그 가격의 변동을 모두 인정할 수는 없지만 또한 이미 지난 8월까지 경상수지적자가 125억 9000만 달러에 달하는데 이 상황에서 버티다가 더 나쁜 상황, 이를테면 순채무국으로의 전환이라던지 혹은 KIKO의 손실이나 혹은 PF로 인한 은행들의 동반부실이 발생한다던지 해서 어쩔 수 없이 돈을 달라고 한다면 더 나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앞서서도 거론했지만 금융이라는 것은 소문에 의해서 단숨에 크레딧라인이 끊어질 수도 있고 상황은 언제나 불리하게 돌아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경색으로 인한 경기의 후퇴가 물론 필자도 걱정은 되지만 자산 가치 대비 0.7배수까지 하락을 했다면 경기 후퇴가 더 이상 시장을 괴롭힐 상황은 아닐 것이다.

즉, 지루한 하락이 내년까지 지속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적어도 없다.

신뢰의 회복이 끊어진 승수효과를 다시 이어줄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강한 유동성장의 복귀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이미 정밀하게 계산된 스마트 폭탄에 이어 리먼과 와싱턴뮤추얼의 채권가격 잔존가치가 다시 선진국 금융주들의 목을 조르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시장에 긍정적 소식을 전해주기 어렵다.

이들에 의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는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장은 극적으로 상승전환에 성공할 수 있다.

문제는 정부의 결단력이다. 단지 시장 상황을 보고 따라가는 무의미한 액션플랜 보다는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지금 시장의 상승반전에 필요조건은 선진국의 금융회사들이 대차대조표가 정상화되어야만 한다. 아무리 많은 정책도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자본확충을 위한 그들의 연쇄적인 투매를 막을 수 없다.

단지 달러화 스왑으로는 최악의 상황만을 막아줄 뿐이지 위기탈출의 구체적 퇴로는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은 선진 금융회사를 끊임없이 공격하고 있다. 지난주에만 두 차례의 공격에 쉽게 회복이 어려운 커다란 데미지를 입었다.

위기 속에서는 조그만 과실도 확대되는 법이다. 더 큰 위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금융채의 직매입 등 금융 당국의 좀 더 과감하고 충분한 선택이 필요하다.

물론 미국처럼 익명성이 보장된 직매입이 아니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 또한 위기 상황에서는 잘잘못을 따지는 행위는 자칫 돌이키기 어려운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인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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