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기준 금리 얼마나 낮출까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10.2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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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p 가능성도… 은행채 매입 결정할듯

한국은행이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적극 대응할 움직임이다. 27일 소집된 금융통화위원회 임시회의가 단적인 예다.

금통위는 필요한 경우 수시로 임시회의를 연다고 하지만 흔한 회의가 아니다. 금통위는 미국 9·11 테러 사건 직후인 2001년 9월 19일 임시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5%에서 4.0%로 낮춘 바 있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 가운데 열리는 임시회의에선 은행채 매입안 뿐 아니라 큰 폭의 금리인하 등 여러 카드가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동안 한은과 정부가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쏟아냈지만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유동성 공급 대책 만으로는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여지는 높은 편이다. 달러당 1400원대로 폭등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걸림돌이 될 수 있으나, 이미 한은은 정책의 우선 순위를 '물가'에서 '경제안정'으로 선회한 상태다.



시장의 관심은 '금리를 얼마나 내릴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번 임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에서 4.75%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강력한 효과를 위해 한꺼번에 0.50%포인트를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27일 임시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후 다음달 7일 정기회의에서 0.25%포인트 추가 내리는 방안과, 27일 한번에 0.50%포인트를 인하한 후 상황을 지켜보는 방안을 저울질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은행채를 환매조건부(RP)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신용경색으로 인해 은행채 시장이 기능을 잃어 한은이 이를 매입해 줘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한은은 당초 중앙은행의 은행채 매입에 대해 '유례없는 조치' '심각한 모랄해저드'라며 부정적 입장이었다. 하지만 CD금리 급등, 2금융권의 유동성 악화 가능성 등이 부각되자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쪽으로 자세를 바꿨다. '직매입' 방안은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중은행에 한은의 자금이 곧바로 들어가는 것이어서 사실상 정부자금이 직접 투입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한은이 RP방식으로 은행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한다면 자금시장 경색은 어느 정도 진정될 전망이다. 지난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은행채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은행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에 은행들은 신규 은행채 발행은 물론 기존 은행채에 대한 차환발행조차 어렵게 됐다. 이같은 상황은 저축은행 예금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끌어올려 서민들의 이자상환 부담을 가중시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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