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G20서 합의 못하면 세계 어려워"

베이징=송기용 기자 2008.10.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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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 한·프랑스 정상회담 개최

- 이명박-사르코지, 베이징서 한·프랑스 정상회담 개최
- "11월15일 열리는 G20서 금융위기 극복 결정 내려야"
- "올 연말까지 한·EU FTA 타결위해 양국 노력키로"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다음달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다자 정상회의(G20)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G20에서 외환위기 재발을 막을 중요한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7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논의하기 위한 G20의 중요성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G20에는 G7(서방 선진 7개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국과 한국 등이 포함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부시 미 대통령으로부터 G20 참가 초청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금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확산되고 있어 상당히 걱정"이라며 "미국조차 바로 내일에 일어날 일을 모르고 있다가 이 일이 닥치니까 상당히 당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G20 회의가 주장만 있고 합의가 안 이뤄져서는 안되는 만큼 서로 합의를 모아야 한다"며 "워싱턴 G20 회의에 앞서 사전에 정보를 교환하고 조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가 워싱턴까지 먼 길을 가는 것은 무슨 얘기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결정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결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상당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의 친구이지만 우리를 지금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한 것은 미국"이라며 "불을 낸 사람이 꼭 소방수 역할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진원지가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 금융시장의 관리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이 대통령의 ASEM 본회의 선도발언에 상당한 감동을 받았다"며 "이 대통령이 기업인 출신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공감하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어 한-EU(유럽연합)간 FTA(자유무역협정)의 연내 체결을 위해 주력하기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한-EU FTA와 관련, "실무적으로 준비해 가급적 빨리 타결되도록 노력하자"면서 "가급적 올 연말에 사르코지 대통령의 EU 의장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타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같은 이 대통령의 제안에 감사의 뜻을 표했고, 배석한 마누엘 바로소 EU 집행위원장은 "EU와 한국은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 FTA 협정이 조기에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환영했다.

이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올 수 있도록 유럽 국가들이 협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국가 중 우리가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유일한 국가이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인 만큼 북핵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협력을 약속했다.

한편 두 정상은 이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에 프랑스를 방문하고, 사르코지 대통령도 방한하는 등 교차 방문하자는데 견해를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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