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머징 붕괴막자" 전면 나섰다

김경환 기자, 안정준 기자 2008.10.2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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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대출 쿼터 5배 확대…아이슬란드에 21억불 지원 합의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머징 마켓(신흥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기존 쿼터의 5배에 이르는 금액을 회원국에 대출해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IMF는 신속한 자금 투입을 위해 그동안 자금 지원에 동반해 요구하던 각종 경제 개혁 조치들을 당분간 철회키로 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IMF가 글로벌 신용위기로 어려움에 빠진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좀 더 용이하게 해줄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IMF는 지원에 따른 엄격하고 일률적인 의무 조항을 채무국에 강요해, 가혹 논란을 빚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IMF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IMF가 3~6개월 만기의 경화(hard currency, 금이나 다른 화폐로 교환이 가능한 화폐) 대출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IMF는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고 장기 침체 위협을 받고 있는 아이슬란드에 21억달러를 대출해주기로 합의하는 등 매우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IMF의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할당 금액의 5배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보통 IMF의 대출 기간은 3~5년이며, 대출을 받는 국가들은 쿼터의 3배 수준에서 자금을 빌릴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IMF의 이번 계획이 시행될 경우 현재 44억달러 수준인 한국의 대출 한도액은 218억달러까지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멕시코, 브라질, 폴란드의 한도액도 각각 235억달러, 226억달러, 10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국가들은 헝가리,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아이슬란드, 파키스탄 등이다.

IMF는 신흥 시장 지원을 위해 2090억달러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총재는 이달 초 필요하다면 이머징 시장을 위한 긴급 대출 자금을 선진국들의 지원을 받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스트로스 칸 총재는 "IMF는 회원국들의 자금 수요를 지원하기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만약 자금이 바닥날 경우 이를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필요한 자금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로부터 충당할 전망이다. 일본은 이미 자금 조성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필 서틀 국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신흥시장 국가들에게 생명줄을 던져주는 것을 원한다"면서 "이미 IMF는 각 개별적 위기에 대응하는 방향에서 일반적인 체계적 대응체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슬란드는 이날 1976년 영국 이후 서구 유럽 국가 가운데 첫번째로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IMF는 아이슬란드 정부에 21억달러의 긴급자금을 대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폴 톰센 IMF 아이슬란드 특사는 기자회견에서 아이슬란드 경제가 내년 10% 가량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미 아이슬란드 정부는 이달 들어 카우프싱, 란드스방키, 그리트니르 등 3대은행을 국유화하는 등 위기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게이르 하르데 아이슬란드 총리는 "이번 구제금융 신청으로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크로나화의 정상적인 기능을 위해 전문가들로부터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아이슬란드는 장기적 경제 정책을 세워 위기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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