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증권-운용사에 2조 유동성 지원

더벨 황은재 기자 2008.10.2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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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0월24일(16: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선제적인 자금 지원에 나섰다. 우선 2조원을 증권금융을 통해 풀고 필요할 경우에는 유동성 지원 조치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4일 한은은 금융시장 장내거래 마감 5분을 남기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선제적 유동성 2조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깜짝 발표했다. 지원 대상은 최근 유동성 위기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로 한정했다.

정희전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이번 유동성 지원 자금은 증권금융을 통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금융은 증권사 등의 자금요청에 따라 자금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은의 지원방식은 대출이 아니라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 방식이다. 증권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국고채 등을 28일 만기의 환매조건부로 매입하고 만기에 채권을 되팔아 지원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날 공급된 2조원은 국고채를 매입대상 채권으로 했고 금리는 5.00∼5.01%다.

한국은행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그것도 장 마감 직전에 `깜짝`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은 금융시장 불안이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피 1000선이 깨지고 채권금리와 환율도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금융시장은 '패닉' 상태를 보였다.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무너진 상황을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의 발로인 셈이다.

시장불안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유동성 지원은 지속될 전망이다. 또 금융업계에서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와 은행채 매입 역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 국장은 이를 암시하듯 "앞으로 필요한 경우 과감한 유동성 조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의 조치에 대해 늦은 감이 있지만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런과 CMA런 등에 대비하기 위해 자산운용사와 증권회사가 보유 채권과 주식 매도를 늘릴 것이란 우려가 한은의 지원으로 다소 해소됐다"고 말했다.

한은의 유동성 지원 발표 이후 장 중 한 때 전일대비 62틱 하락했던 3년만기 국채선물 12월물은 낙폭을 50틱 이상 줄이며 6틱 하락한 108.75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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