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9p사상최대 폭락, 10월증시에 무슨일이…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0.2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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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낙폭, 하락률 사상최대..10월하락률 환란때 보다 더 높아

국내 증시가 10월 그로기에 몰렸다. 잇단 패닉에 번지점프 하듯 코스피는 모든 전망과 희망을 무너뜨리며 월간단위로 사상최대 폭락을 연출했다. 10월 24일 현재 코스피 하락률은 35.2%로 97년11월의 27.4%를 훨씬 능가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신용경색의 파고가 선진국에서 일단락되면서 후폭풍이 국내 및 이머징시장을 덮치면서 '폭락의 무도회'가 시작된 것으로 관측했다.



◇ 월단위 사상최대폭 하락..처참한 10월 = 24일 코스피지수는 마지노선으로 여기던 1000선을 내주고 전날에 비해 110.96포인트(10.57%) 폭락한 938.75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05년 5월 18일(930.36) 이후 최저치다. 10월들어 코스피지수는 509.31포인트가 빠졌다. 하락률로는 35.2%나 된다. 월간단위 하락폭은 개장이후 최대치이며 하락률로도 환란시기인 97년 11월의 27.4%를 능가한다.

코스닥시장도 10월 들어 164.1포인트 급락했다. 하락률은 37.2%에 달했다.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미국 다우지수의 10월 하락률 19.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10월들어 신용위기의 촉발지인 미국시장보다 코스피가 과도하게 빠진 셈이다.

10월들어 코스피시장에서 5% 이상 급락한 경우는24일 10.6%를 포함해 5번이나 됐다. 코스닥시장은 6번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시장에서는 최근 3거래일간 연속 5% 이상 급락세를 보여 증시의 붕괴를 가속화했다.

지수선물이 5%이상 변동할때 프로그램 매매호가를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도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각각 7번씩 발동됐다. 코스피시장의 올해 사이드카 발동이 11번임을 감안하면 10월들어 집중포화를 맞은 셈이다. 주가지수가 10% 이상 급락해 1분 이상 지속돼 매매를 20분간 정지하는 서킷브레이커는 코스닥시장에서 이달 들어 2번이나 발동됐다. 이것 역시 사상처음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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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도 10월 들어 국내증시에서 279조7916억원이 날아갔다. 코스피시장에서 255조167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4조7749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특히 시가총액은 앞선 9월에는 코스피 17조1931억원, 코스닥 1조7556억원 등 18조9487억원이 증가했지만, 10월 들어 '공포의 해일'이 덮치면서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 신흥시장위기로 전염, 한국위기론 가세= 전문가들은 지난 9월 중순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경색된 신용위기가 선진국을 넘어 아시아 및 신흥시장을 본격적으로 강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신흥시장위기로 옮겨붙으며 자본도피(capital flight)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가격불문, 주식, 채권 등 종류불문하고 자금을 빼가면서 한국을 비롯한 증시는 폭락세를 이어가고 환율이 급등한다는 설명이다.

주가하락과 더불어 10월 들어 유난히 환율급등이 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원/달러환율은 10월들어 24일까지 217원(18.0%) 올랐다. 40원이상 급등한 일수만 6번이다. 최근 주가하락, 환율 폭등이 신흥시장으로의 자본도피 증상임을 입증하는 증거다. 9월이후 인터내셔널 펀드에서 자금유출이 유난히 심하다. 9월 117억달러가 유출된데 이어 10월에도 15일까지만 159억달러가 추가로 유출됐다. 아르헨티나와 러시아 등 신흥시장국 디폴트 우려가 계속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9,220원 ▲120 +1.32%) 리서치센터장은 "10월 들어 국내에서 갑자기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 요동의 촉발 배경은 미국의 신용위기 사태가 전개되면서 금융기관 사이의 신뢰부족 문제가 이머징으로 번진 것"이라며 "각국에서 신흥국가들에 투자한 자금을 급격히 회수라는데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달러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국가적 리스크로 확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커졌다. 코스피의 경우는 신용위기 초만해도 내성이 있어 주가가 덜 빠졌지만, 국내에서도 아파트 미분양과 경기침체에 따른 가계부채 위기 우려가 짙어지며 주가하락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기침체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확대와 신용위기에 따른 외화 수급도 꼬이면서 한국은 증시와 환율 등에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관측을 이센터장은 내놨다.



이같은 증시폭락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특단의 정부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센터장은 "외환에 취약한 한국으로서는 여차하면 정말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 대책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은행채 불안은 빨리 해결을 봐야하며 한국의 금융시장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세계에 알려야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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