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는 올 들어 하락률이 대부분 50%를 넘거나 육박한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오늘 급락이 반영돼 연초 대비 50.03% 폭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54%, 중국 상하이지수는 65%, 대만 가권지수는 46.2% 폭락했다.
고가 미술품 경매 전문업체인 소더비도 깜짝 발표를 했다. 소더비는 전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통해 이번달 런던과 홍콩 경매 시장에서 개런티 손실이 1500만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돈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릴 것 없이 내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채권을 찍어내는데도 불구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 역시 금융위기로 달러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지 달러의 펀더멘털이 좋기 때문은 아니다. 지난 3월 베어스턴스 몰락 당시만 해도 달러/유로 환율은 1.50달러선을 기록, 달러화 약세 추세가 유지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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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도 달러 가치가 단기적으로 강세를 나타낼지 모르지만 이후 달러 가치는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버는 "달러가 가치 없는 휴지조각이 될 것이며, 미국은 정부 능력을 넘어서는 부채 급증으로 궁극적으로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모든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자산 청산(디레버리징)이 진행되고 보여주는 현상들이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가 13년만에 최고로 치솟은 것은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입과 차입, 레버리지와 레버리지의 반복과 승수가 거품을 부글부글 끓게 했고 이제 그 거품붕괴를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금융위기들 보다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그 때보다 금융 파생상품과 그 리스크의 연결 고리가 훨씬 길고 복잡하다는 점 때문이다.
파키스탄과 아이슬란드,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이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했으니 해당 국가의 은행과 기업이 추가로 파산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CDS가 문제되고 있듯이 그에 따른 파장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담보로 한 부채담보부증권(CDO) 가치 급락으로 금융회사들이 파산했고 그 금융회사들이 파산할 가능성에 대비한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도 무너지고 있다.
어떻게 해서 버블이 만들어졌는지 그 파생의 연결고리와 구조를 완벽히 이해해야 종착역을 가늠할 수라도 있을 것 같다.
98년 파산해 전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는 노벨상을 수상한 금융공학자들이 설립한 회사였다. 한 번 학습해도 변하지 않으니 두 번째 위기는 더 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