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3.9%, 실물경제 '빨간불'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10.24 10:46
글자크기

(상보)실질 국내총소득 외환위기 이후 최악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인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13분기 만에 3%대로 추락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둔화 속도에 연간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 4.6%를 밑돌 전망이다.

◇GDP성장률 '4%대 깨져'=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08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전년 동기대비 3.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GDP성장률은 전기 대비로는 2004년 3분기(0.5%), 전년 동기대비로는 2005년 2분기(3.4%)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해 1%대 수준을 유지했으나 올 들어 1ㆍ2분기 각각 0.8%로 밀렸다. 전년 동기대비 GDP성장률은 1분기 5.8%에서 2분기 4.8%로 1%포인트 급락했고, 3분기에는 3%대로 주저 앉았다.
3분기 경제성장률 3.9%, 실물경제 '빨간불'


지난 2분기 2.2% 성장했던 제조업은 자동차, 반도체, 컴퓨터 업종의 부진으로 전기대비 0.4% 성장에 그쳤고, 서비스업도 부동산ㆍ금융업 등의 성장률 저조로 0.2% 증가에 머물렀다. 건설업은 전기의 낮은 수준(-2.4%)에 대한 기저효과로 전기대비 1.5%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내구재에 대한 지출이 감소하고 서비스 소비지출도 부진함에 따라 전기대비 0.1% 증가에 그쳤다. 전분기 4.3% 증가했던 재화수출은 1.8%, 재화수입도 1.7% 각각 감소했다.



특히 무역손실 등을 감안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의 전기대비 증가율은 -3.0%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당시인 98년 1분기(-8.7%)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GDI는 국내총생산에서 무역손실 등을 감안한 실질적인 국내소득을 의미한다. GDI가 악화될 경우 국민에게 돌아가는 소득이 감소하고, 이는 소비감소로 연결돼 또다시 성장의 발목을 잡게 된다.

◇성장률 왜 떨어졌나= GDP성장률이 떨어진 것은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 원인이다. 금융위기로 인해 자산가치가 하락하면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가 얼어붙게 되고, 수출증가세도 둔화되는 악순환이 형성된다.

최춘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내수부진과 수출 증가세 둔화가 GDP성장률에 영향을 미쳤다"며 "국제 금융위기가 국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민간 소비심리가 냉각됐고, 물가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실질소득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가계채무 부담 능력이 약화되고 주가 및 부동산 가격이 하락해 소비가 계속 부족한 모습"이라며 "선진국의 경기둔화로 수출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설비투자 역시 기업들의 투자환경이 불확실해 회복기조로 들어섰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은 "예상보다 속도빨라"= 한은은 이번 3분기 GDP성장률을 근거로 경기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당초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4.6%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 국장은 "금융시장의 상황이 불안을 야기하고 있어 지난 7월 예상했던 둔화속도보다 빨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4분기도 3분기에 비해 (GDP성장률이) 개선되지는 않겠지만 크게 둔화되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는 올 들어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여 온 소비와 투자가 4분기 더 나빠질 것 같지 않고, 수출 증가율 역시 두 자리수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반기 GDP성장률 전망치인 3.9%를 이미 3분기에 기록했기 때문에 연간 GDP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4.6%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