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부분적으로는 잘못" 마지못해 인정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24 03:21
글자크기
그린스펀 "부분적으로는 잘못" 마지못해 인정


"증권시장 규제를 거부했던 것은 부분적으로는 잘못한 일(partially wrong)"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부감독위원회 청문회에 참석, 이같이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을 포함한 감독 책임자들이 월가에 대해 취해온 자유방임주의 정책이 사상 유례없는 금융위기를 낳았다는 지적에 대해 마지못해 일부 책임을 시인한 것이다.

헨리 왁스만 위원장은 "연준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버블을 일으킨 무책임한 대출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었음에도 그린스펀 의장은 이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린스펀 의장 시절의 저금리정책은 주택버블로 이어져 금융위기를 낳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미국 신용시장이 붕괴된데 충격을 받았다며 "이번 위기는 내가 상상할수 있었던 어느것보다도 훨씬 광범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서는 7000억달러 구제금융과 같은 공공의 지원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이뤄지는게 불가피하다며 미 재무부의 금융구제정책을 지지했다.

앞서 그린스펀의장은 청문회 참석에 앞서 배포한 발언자료를 통해 금융사들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것을 촉구하며 현역시절 그가 고수해온 자유주의 시장경제론과 거리두기에 나섰다.

그는 "주식 매각을 통해 채무를 청산하려는 회사들은 주식 일부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당국은 이에 대한 감독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정거래를 청산하고 공정거래를 정착시키는데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린스펀의 이런 발언은 FRB의장으로 재직 중이던 1987~2006년 사이에 보인 입장과는 상반된다. 그는 과거 에너지 선물거래에 대한 규제를 요구하던 의회의 요구에 반대하는 등 금융규제에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그는 "거의 40년간 올바로 작동하던 경제 정책은 잘못됐으며 특히 주택 모기지로부터 야기된 문제점에서 이는 명백히 드러난다"고 강조하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그들이 발행한 주식 상당부분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