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왜 감산 안하나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8.10.26 14:44
글자크기

원가 경쟁력 바탕 낮은 가격 유지·환율도 한몫… 수익성 악화는 우려

세계 철강업계의 감산 움직임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의 감산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4위의 철강업체이자 국내 조강 생산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포스코는 당분간 감산 계획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가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이유는 뭘까.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379,500원 ▲4,500 +1.20%)의 올해 예상 조강 생산량 목표는 지난해에 비해 240만톤 늘어난 3350만톤이다. 포스코는 스테인리스 생산 감축에 불구하고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감산 없이 조강 생산량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비결은 1차적으로 가격에 있다. 수입산 철강 제품은 물론 국내 다른 철강업체 제품 보다도 가격이 크게 낮다. 전체 수요는 줄더라도 가격이 낮은 포스코 제품에 대한 수요는 줄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이상으로 껑충 뛰면서 수입 철강재외의 가격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기본 제품인 열연강판의 경우 포스코산은 톤당 85만원인데 비해 국내 냉연회사들이 수입하는 일본산 열연강판의 4/4분기 도입 가격은 1000달러 수준, 최근 급락하고 있는 중국산 수입 열연강판 가격도 톤당 850~900달러 정도다. 환율을 1350원 정도로 환산하면 일본산은 포스코 제품에 비해 50만원, 중국산도 30만원 이상 높다. 국내 철강업체인 현대제철 (24,300원 ▼100 -0.41%)이 생산하는 열연강판 가격도 톤당 102만원으로 17만원 가량 비싸다.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소재로 쓰이는 냉연강판 가격은 포스코산이 톤당 95만원, 다른 국내 냉연회사 제품의 가격은 112만5000~113만5000원으로 톤당 17만~18만원 차이가 있다.

아직 물량 부족이 계속되고 있는 조선용 후판의 가격차는 더욱 크다. 포스코산이 톤당 92만원인데 반해 동국제강 제품은 141만원에 달한다. 내년 1/4분기까지 적용되는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일본산 후판 수입가격도 톤당 1300달러로 알려져 있다. 최근 오른 환율로 계산하면 톤당 170만원 안팎에 달하는 고가다. 실제로 포스코는 후판 등 특정 제품에서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수요 위축에도 불구하고 포스코 철강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여전히 줄을 서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이처럼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원가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철광석과 석탄을 이용해 직접 쇳물을 만드는 만큼 고철을 녹여 제품을 만들거나 열연강판 등 기본 제품을 수입해 가공해서 파는 다른 국내 철강업체에 비해 제조 원가가 적게 들어간다. 쇳물을 직접 만드는 다른 해외 철강회사들에 비해서도 저가 원료 사용 비중 확대, 높은 출선비, 관리 노하우, 최신 설비 등으로 생산성에서 우위에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특히 지난 2005년부터 본격적인 원가 절감에 나서 2006년 한해동안 1조1000억원의 원가를 절감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8300억원을 줄였다. 올해는 7400억원을 절감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도 마냥 여유로울 수만은 없는 처지다. 수출로 벌어들이는 달러보다 원료구입에 들어가는 달러가 더 많은 만큼 기본적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시 수익성에 불리하다. 중국 등 일부 수출시장을 중심으로 수요 감소, 가격 인하 압력 등이 가시화되고 있어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포스코도 감산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POSCO홀딩스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