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96억불 손실 "고수들도 당했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0.2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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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으로 美 175개 기업 CEO 평가손 '눈덩이'

- 美 CEO들도 자사주 하락으로 마음 고생
- 손실액 423억불, 평균 수익률 -28%
- 워런 버핏이 96억불로 '1위'

↑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주가 폭락으로 우울한 투자자들, 너무 기죽지 마시라. '투자 고수'로 알려진 세계적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금융위기는 피해가진 못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사진)은 버크셔의 주가 하락으로만 96억 달러(약 13조5000억원)를 잃었다. '가치투자의 귀재'인 버핏이지만 CEO 중에서 평가손실액 규모로 1위를 차지했다.

컨설팅회사인 스티븐홀앤파트너스가 미국내 175개 기업들 CEO의 평가손실액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기간은 지난 회계년도 이후부터 지난주말까지이며 자사주 외에 CEO 개인 자산은 조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버핏의 뒤를 이어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CEO가 56억 달러의 손실로 2위를 기록했다. 3위와 4위는 각각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티브 발머 회장(48억 달러),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 CEO(42억 달러)였다.

'미디어의 황제' 루퍼트 머독도 자신이 CEO로 있는 뉴스코프의 주가 하락으로 39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뉴스코프는 WSJ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 MS의 스티브 발머,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뉴스코프의 루퍼트 머독, MS의 스티브 발머, 아마존닷컴의 제프 베조스.
CEO들 중에선 특히 회사 창립자들이 상대적으로 지분 비중이 높아 손실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조사 대상중 회사를 설립한 7명의 CEO의 평가손실액은 모두 155달러였으며 나머지 168명의 CEO들의 손실액은 268억 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회사를 설립하지 않은 CEO들의 자산가치 하락률은 평균 49%로 설립자 CEO들(35%)보다 더 높았다. 이는 비설립자들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주가 하락과 재정난으로 사실상 스톡옵션 가치가 없어진 회사가 늘었다.

한편 전체 CEO의 평균 수익률은 '-28%'였다.



이번 조사에서 다른 회사에 인수됐거나 거래가 중단된 회사의 CEO들은 제외됐다. 이에 따라 베어스턴스의 제임스 케인, 리먼브러더스의 리처드 풀드, 워싱턴뮤추얼의 케리 킬린저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이 포함됐다면 손실규모는 더욱 엄청났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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