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코스피 '3자릿수 시대'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0.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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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단기랠리 가능성 충분"…낙폭과대주·증권주 등 주목

떠올리기도 싫지만 코스피지수 세자릿수 시대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

코스피지수가 마지막 세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05년 6월말.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3년전인 2005년 6월29일 종가기준으로 999.08이 가장 최근 수치다.

지수가 전날과 이날처럼 하염없이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한다면 빠르면 이번주 내 코스피 세자릿수 시대를 다시 보게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장초반부터 급락세로 일관하며 장중 한때 1030.16까지 내려앉았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증시는 '패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도 장중 1436원까지 치솟으면서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코스피지수의 하락세는 시퍼런 칼날이 가슴을 향해 파고든다는 표현과 일치할 정도다. 지난 15일부터 7거래일간 코스피지수는 301.38포인트 급락했다. 하락률로 따지면 24.0%이다. 특히 최근 3거래일간 연속 하락시 지수는 14.0% 내렸다.



국내외 불안이 가시지 않는 마당에 추가 하락에 대한 대비도 미적거릴 수만은 없게 됐다.

'떨어지는 칼날'을 섣불리 잡는 것은 심각한 상처를 유발할 수 있다.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는 게 상책이다. 그렇다고 해도 떨어지는 칼날은 언젠가 땅에 꽂혀 잡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후 칼날이 날개로 변해 하늘로 치솟는 때는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문제는 칼날이 날개로 변해 치솟는 상황을 준비하는 경우다. 첫번째로는 신용위기 해소를 위해 미국 등 선진국이 풀거나 풀기로 약속한 자금이 3조달러(3600조원)에 이른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 금융기관 사이에 신뢰가 붕괴돼 돈이 돌지 않지만, 위기가 진전되고 나면 짧게나마 유동성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증시를 밀어올리는 시기가 올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문가들은 이 돈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위력을 발휘하는 시기가 빠르면 내년 1분기로 본다.

단기 유동성 랠리가 찾아왔을 때 수혜 가능한 업종은 낙폭과대 우량주와 증권, 은행주 등이 선제대응을 펼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8,660원 ▼20 -0.23%)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면 이론적으로는 그동안 많이 떨어졌던 낙폭과대주가 선제적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후 증권과 은행주가 뒤따르면서 단기랠리에 적응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유동성의 힘에 따른 단기랠리가 오면 우선적으로 건설과 철강금속, 조선 등 최근 과다하게 주가가 하락한 대형 우량주가 먼저 반응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주가가 싸고, 거래량이 많으면서 매수도 편한 증권주가 2차 랠리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까지는 밸류에이션과 주가수익배율(PER) 등 지표를 재지 않고, 증시가 오르면 많이 떨어졌던 종목 중심으로 매수가 몰린다는 게 이 센터장의 예상이다. 이후에야 밸류에이션 등 각종 지표를 따져 신중하게 주식을 사는 장세가 벌어진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유동성이 증시를 떠올리게 되면 3~4개월 사이에 40~50% 오르는 화끈한 형태가 될 것"이라며 "초기 유동성 장세에서 차따지고 포따지면 골치아프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은 고려할 필요가 없는 매수자 우위의 장이 펼쳐진다"고 설명했다.

주 원 유진증권 자산운용본부장은 "일단 유동성 장세가 오면 대형우량주가 먼저 반응하고 증권주가 뒤따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주 본부장은 "주가연계증권(ELS)와 프로그램과 외국인 매도 등으로 많이 하락한 대형 우량주가 반등시 가격메리트로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 우선 눈에 그려진다"며 "이후 증시 상승기에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증권주가 하락폭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들 전문가들은 시간을 갖고 증시를 지켜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아직은 시장의 심리가 공포에 휩싸여 투매가 일어나기 때문에 어디가 바닥인지에 대한 확신도 없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따라서 시장의 흐름을 지켜본 뒤 충분히 바닥이라는 판단이 섰을 때 낙폭과대 대형주와 증권주에 대해 접근해도 늦지 않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길어진다고 보면 유동성으로 주가가 오르는 부분은 짧은 기간에 그칠 수도 있다"며 "반등장을 고려하면서 충분히 이들 주가가 매력을 발산할 때 접근하는 방안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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