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514p↓ "실적 추락, 전망 암울"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23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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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코비아 보잉 등 실적 악재… 상품·에너지 급락, 관련주 약세

뉴욕증시가 연이틀 폭락세를 이어갔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지만, 시장의 관심은 실물경제로 급속히 옮겨갔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514.45포인트(5.69%) 폭락한 8519.21을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틀간 8% 주저앉았다.



나스닥 지수는 80.93포인트(4.77%) 내려선 1615.75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58.27포인트(6.09%) 무너진 896.78을 기록, 900선 아래로 다시 내려갔다.

전날에 이어 와코비아 보잉 등 대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며 일찌감치 증시는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상품주식이 동반 하락, 지수 낙폭을 키웠다.



파키스탄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아르헨티나 증시가 민간 연금펀드의 국유화 선언 여파로 22일에도 14% 가까이 폭락하는 등 글로벌 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하는 소식들이 이어졌다.

장마감을 1시간여 앞두고 일시에 매물이 쏟아지며 장마감을 15분 앞두고는 다우지수 낙폭이 698포인트까지 확대되기도 했다. '바닥'도달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실망매물이 쏟아졌고, 펀드환매에 응하기 위한 기관들의 대량 매물도 장 후반에 집중된 것으로 관측됐다.

다우 지수 구성 30종목이 모두 하락하는 등 상승종목을 찾기 어려운 하루였다.


◇ 와코비아, 보잉 등 실적 악화 발표 줄이어

금융-제조 부문의 실적 악화 발표가 이날도 이어졌다.

와코비아는 3분기 손실이 239억달러(주당 11.18달러)로 전년 동기 16억달러에서 적자 전환됐다고 밝히면서 6.2% 하락했다. 지난 1분기부터 3분기째 적자 행진이다.
와코비아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과 부동산 담보부 증권 상각으로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계 2위 비행기 제조 및 방산업체인 보잉은 3분기 순익이 전년 대비 38% 감소한 6억9500만달러(주당 96센트)로 집계됐다고밝혔다. 주당 1.01달러를 예상했던 전문가 전망치를 밑돌았다. 주가는 7.5% 하락했다.

미국 3위 제약기업인 머크는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10억9000만달러(주당 51센트)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익은 주당 80센트로, 시장 예상치 97센트는 소폭 웃돌았다. 머크는 7200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주가는 6.5% 밀렸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는 3분기 순익이 11억9000만달러(주당 1.0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억7000만달러(주당 89센트) 대비 11.2%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1.7% 내렸다.
맥도날드는 1달러짜리 더블 치즈버거와 모카커피, 1달러짜리 아이스티 등의 메뉴가 고물가 속에서 잘 팔렸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통신업체인 AT&T는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32억달러(주당 55센트)를 기록했다.
AT&T는 애플 아이폰 판매 증가로 무선통신 가입자들이 늘어 순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313억달러로 4% 늘어 예상에 부합했다.
그러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주당 순익은 67센트로, 블룸버그가 집계한 71센트 보다 소폭 낮았다. 주가는 7.6% 떨어졌다.

◇ 기술주는 상대적 양호..애플 야후 분전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22일(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1억1800만달러, 주당 27센트를 기록, 전년 대비 48% 늘었다고 밝혔다. 매출액 역시 31% 오른 4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주당 25센트 순이익, 42억7000만달러 매출액)을 충족시킨 것이다.

아마존은 그러나 4분기 순매출 성장률이 6-23%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 애널리스트 전망치 24%에 못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순매출 역시 184억-194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 애널리스트 예상치 195억달러를 밑돌았다.
장중 0.4% 하락하는데 그친 아마존 주가는 실망스런 실적전망으로 시간외 거래에서 12%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그러나 전날 하락폭이 컸던 기술관련주는 애플과 야후, VM웨어 등의 선전으로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나스닥지수 역시 두 지수에 비해 낙폭을 줄였다.

애플은 전일 장마감 후 회계연도 4분기 순이익이 11억4000만달러, 주당 1.26달러를 기록, 전년대비 26% 급증했다고 밝혀 이날 장에서 5.9% 급등했다. 순익은 팩트셋 집계 애널리스트 전망치(주당 1.10달러 순이익, 80억달러 매출)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야후는 마이크로소트프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는 대신 인력 감원을 통해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주가는 2.7% 올랐다.

삼성전자가 인수제안을 공식 철회한 샌디스크는 31.6% 폭락했다.

◇ 유가 16개월래 최저, 상품가 일제 급락

국제유가가 배럴당 66달러 선으로 떨어지며 1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상품가격이 일제 폭락세를 보이면서 에너지 상품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 알코아가 13.4% 하락, 다우 종목 가운데 하락폭이 가장 컸다. 콘솔에너지가 22.3%, 엑슨 모빌이 5.3%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5.43달러(7.5%) 급락한 66.75달러로 마감했다. 마감가 기준으로 지난해 6월13일 이후 최저가이다.

미 증시가 급락세를 지속하며 미국경제 침체로 인한 수요감소 우려가 확산됐다.
원유재고 증가와 에너지 수요감소 발표도 이어졌다.

미 에너지부는 최근 4주간 미국의 하루 에너지수요가 1억8700만배럴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8.5%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대비 320만배럴 증가, 4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유시설 가동률은 전주의 82.2%에서 84.8%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2.80달러 떨어진 735.20달러를 기록,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값은 최근 10거래일 중 하루만 빼고 계속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3월 1000달러선에 도달했던 금값은 이후 27% 폭락했다.

공업용 자재로 널리 쓰이는 구리 가격도 파운드당 14.15센트 떨어진 1.8655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 39% 폭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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