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말고 다른 괴물이 온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10.2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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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CDO(Synthetic CDO)" 리스크 부상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이미 금융권이 6600억달러를 상각해 전세계 금융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기업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와 연관된 합성 부채담보부증권(Synthetic CDO)이 2차 금융 충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전세계 증시 폭락이 이런 우려와 관련된 선투매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전문기관들의 분석을 인용해 기업 CDS를 담보로 발행된 합성 CDO 투자자들이 최대 90%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됐다고 보도했다. 합성 CDO 시장규모는 1조2000억달러인데 이중 1조달러 이상이 부실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블룸버그는 "기업 신용디폴트스왑(CDS)을 담보로 발행된 합성 CDO(Synthetic CDO) 시장 위기는 서브프라임에 가려져 있었지만 지난달 리먼브러더스와 워싱턴뮤추얼 등 미국의 주요 은행이 파산하고 아이슬란드 은행들도 파산하면서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합성CDO(Synthetic CDO)란 자산의 소유권이 자산 소유자의 장부에 그대로 남고 자산과 관련한 신용위험, 즉 신용디폴트스왑(CDS)만이 3자에게 이전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부채담보부증권(CDO)와 구별된다. 이 때문에 채무자와의 관계에 변화가 없으며 자산의 규모에 비해 유동화증권의 규모도 작아 발행이 쉽고 비용도 적게 든다. 하지만 대형 은행들이 예상치 못하게 파산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이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으로 손실을 보고 자산을 상각한데 이어 이번에는 기업들의 신용디폴트스왑과 연관된 CDO 손실로 추가 자산 상각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각국 정부가 지난달 전세계적으로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모두 3조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유동성이 수혈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런던 카스비즈니스스쿨의 알리스테어 밀른 교수는 "서브프라임으로 겪었던 일들을 다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은행과 보험사, 자산운용사들이 제2차 자산 상각에 돌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에 있는 서스쿼해나방크셰어는 지난주 자사가 보유한 이른바 '합성담보부증권(Synthetic CDO)'의 장부가치를 리먼과 워싱턴뮤추얼 파산을 반영, 88%나 하향 조정했다. 이 은행은 합성담보부증권을 2000만달러 가량 보유하고 있었지만 손실을 반영해 가치를 조정한 것이다.

벨기에 최대 은행인 KBC그룹은 최근 기업들의 등급 하향 조정을 반영해 16억유로(22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상각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90억유로 규모의 CDO중에는 기업 채권과 연관된 손실이 많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모간스탠리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합성담보부증권 중 기업 신용디폴트스왑(CDS)과 관련된 증권은 달러당 10센트 미만의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금융기관들의 추가 자산 상각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금융위기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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