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해제에도 시장은 '냉랭'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8.10.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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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등 해제 1순위지역 부동산 시장 "문의전화 한통 없어요"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지난 21일 수도권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해제 방안을 발표했지만, 해제 예상지역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집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 대책으로 집값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정작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없어 시장은 조용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을 제외한 수도권의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당지역에서는 문의전화 한통 걸려오지 않는 부동산중개업소가 태반이다.



투기지역해제에도 시장은 '냉랭'


용인시 상현동 L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 그런지 투기지역 해제와 같은 대형 뉴스에도 문의 전화 한통 받지 못했다"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아 올해 말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시 상현동 성원상떼빌 3차 129㎡(공급면적)는 지난 2년 전 6억5000만원까지 올랐으나 현재 4억1000만원에 나온 급매물이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4억7000만원에 나왔던 물건이다.



다만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사업장의 시행사와 건설사 관계자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용인시 상현동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H시행사 대표는 "금리상승에 중도금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제되면 대출규제가 다소 풀려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시와 더불어 해제 예상 1순위 지역으로 꼽히는 김포시와 과천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포시 장기동 Y중개업소 김 모 실장은 "경기가 이렇게 안 좋은데 투기지역을 해제한다고 집을 사는 사람이 있겠냐"며 "이번 부동산 대책은 시장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천시 과천주공 1단지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도 "과천 주공1단지 89㎡는 현재 7억9000만~8억선으로 고점대비 1억5000만원 이상 떨어졌다"며 "집값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번 대책이 효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이들 지역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투기지역 해제와 같은 대책에도 매수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문제 등으로 대출을 받으면서까지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며 "한편으로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지켜보자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은 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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