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제와 잉크는 먹을 수 있어요"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10.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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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4일 '친환경상품 전시회',소비로 만드는 녹색세상

↑ 친환경상품진흥원은 올해 친환경상품 전시회 기간(22~24일) 동안 <br>
2만명의 관람객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친환경상품진흥원은 올해 친환경상품 전시회 기간(22~24일) 동안
2만명의 관람객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친환경상품을 사면 환경을 지킬 수 있다지만, 막상 사려고 나서면 어디서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골라야 할 지 난감할 때가 많은 게 현실이다.

인체에 해롭지 않은 상품과 자연을 살리는 제품 등, 소비를 통해 녹색세상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착한 소비자'들을 위한 행사가 열렸다.



친환경진흥원과 환경재단 공동 주최로 22일부터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서양홀에서 열리는 '친환경상품 전시회'가 바로 그것.

2005년부터 매년 개최돼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엔 70개의 기업 등 총 105개의 참가단체·기관들이 383개 부스를 열고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먹어도 되는 세제에서, 3~4번 써도 되는 구이용 호일까지=노란 색 라벨에 '과일·채소 전용'이라고 적혀 있는 세제를 집어들었다. 먹어도 해가 없다고 광고하던 그 제품이다.

뚜껑을 열어 끈적끈적한 세제 원액을 혀 위에 몇 방울 떨어뜨려 봤다. 약간 달콤한 맛과 쓴 맛이 뒤엉킨다. 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친환경세제 제조업체인 '슈가버블'의 김경환 부장이 웃으며 말한다.

"사탕수수와 올리브유의 세정 성분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먹어도 해롭진 않습니다만, 세제는 세제예요. 맛은 조금 쓰더라도 소금보다 유해성이 낮아요. 인체에 안전한 만큼 물을 오염시키는 거품도 빨리 분해됩니다."


전시장 한 켠에는 초록·하얀색의 종이가 죽죽 늘어져 있는 곳이 보인다. 고기나 생선을 구울 때 프라이팬이 타지 않도록 밑에 까는 호일이란다. '월리스 인터내셔널'의 제품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5년 12월부터 종이펄프에다 실리콘을 코팅처리해 구이용 호일 10종과 식품 용기 2종 등 12종의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해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 큰 유통망을 확보하진 못했지만 친환경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 사이에 이 제품이 입소문을 타고 전달돼 왔다"고 말했다. 입소문 마케팅의 효과가 점차 효과가 나타나는지, 최근 월 5000만~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그는 귀띔했다.

↑ 후지제록스 프린터스의 <br>
고형프린터 잉크↑ 후지제록스 프린터스의
고형프린터 잉크
프린터·복합기 등 사무용품 전문업체 후지제록스 프린터스는 '고체형 잉크(Solid Ink) 프린터'를 전시회에 내놨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잉크는 야자유에 색소를 넣어 굳혔기 때문에 먹어도 무해하다"며 "잉크가 떨어지면 카트리지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레이저프린터에 비해 잉크 폐기물 발생량이 3% 수준밖에 안된다"고 자랑했다.



딱딱한 크레파스 같은 이 잉크가 프린터 안에서 녹아 종이에 인쇄된다. 시범으로 인쇄한 그림이 사진처럼 선명하다.

페달을 밟으면 충전되는 '한국오토모빌 얼라이언스'의 부스에도 사람들이 몰려 직접 핸들을 잡아보거나 페달을 돌려보고 신기해 했다.

한국유비크론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생분해성 재질로 쇼핑백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배포하며 관람객을 끌어당긴다.



◇친환경 생활양식이란 이런 것= 환경부 역시 '저탄소 녹색 한국(Low Carbon, Green Korea)'라는 주제로 별도의 부스를 마련, 운용하고 있다.

이 곳에선 정부가 추진하는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생활습관 대한 소개를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생활습관, 27일부터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환경축제 '람사르 총회' 등 주요 행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환경재단 부스에, 재생 종이에 적은 <br>
지구를 지키자는 내용의 호소문이 걸려<br>
있다.↑ 환경재단 부스에, 재생 종이에 적은
지구를 지키자는 내용의 호소문이 걸려
있다.
'탄소성적 표지관'에서는 일상 속 주요 제품을 생산해서 운송, 사용, 폐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량을 숫자로 표시해 보여준다. 내 생활습관 중 무엇을 고쳐야 할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셈.



아울러 넓은 전시장을 둘러보다 다리가 아픈 이들이라면, 전시장 맨 안쪽에 설치된 '찾아가는 녹색영화관'에 들러보자.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주제로 한 10~20분짜리 단편 영화·애니메이션을 보고 나면 절로 몸과 마음이 초록빛으로 물든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한편 친환경상품진흥원 관계자는 "올해 참가업체들이 내놓은 제품의 수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전시회는 4일간 1만8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는데 올해 예상 방문객은 2만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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