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10년도 안돼 또 부도사태 우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10.2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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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가 민간 연금펀드의 국유화를 선언해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국가부도위기에 빠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 연금펀드를 정부가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주가폭락과 채권 가격 급락으로부터 퇴직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연금펀드 운용사에는 HSBC홀딩스와 방코빌바오비즈카야 등 유럽 금융회사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착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자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민간 연금펀드를 국유화한 것은 지난 2001년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 이후 처음이다. 아르헨티나 야당은 부족한 세금을 늘리기 위한 야만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여파로 이날 아르헨티나 증시(Merval stock index)는 11% 폭락했고 아르헨티나 국채 15년물 수익률은 전일 보다 3.69%포인트 오른 24.1%에 거래돼 채권 발행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국채가격은 올해 들어 37% 폭락하며 지난 2001년 이후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르헨티나가 지난 2001년 950억달러 규모의 국채 상환에 실패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던 악몽을 되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는 200억달러의 채권 만기 연장과 67억달러 어치 채권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와 관련 "아르헨티나 정부가 지난 3년간 외채재조정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외채가 국내총생산(GDP)의 56%인 1147억달러에 달하고 있다"며 디폴트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2001년 당시 외채는 1442억달러였지만 GDP 대비로는 현재 보다 낮은 54%였다.

캐나다 RBS캐피털마켓은 아르헨티나가 차입해야 할 자금이 올해 70억달러에서 내년 14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 국가 부도 사태 이후 국제 자금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억달러의 디폴트 채권 보유자들은 지난 2005년 아르헨티나 정부가 달러당 30센트의 상환 조건으로 채무조정을 부탁했지만 거절한 바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 5년 만기 국채의 부도 위험을 측정하는 국가 신용부도스왑(CDS)은 2.38%포인트나 오른 32%포인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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