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美, 中 '콜록'소리에 '벌벌'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0.2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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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성장 둔화에 타격 우려… 폴슨 "中, 세계의 중요엔진" 추켜세워

'아픈' 美, 中 '콜록'소리에 '벌벌'


미국은 지난해 여름에 걸린 감기로 내내 고생중이다. 워낙 튼튼해서 감기 같은 건 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중국도 이제 코맹맹이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장기간 투병생활로 쇠약해진 미국이 겁을 먹었다. 중국마저 아프면 미국은 몸살, 아니 폐렴으로까지 병세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통계국은 지난 20일 3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9%로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이긴 하지만 1분기 10.6%와 2분기 10.1%보다 낮아진 수치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10%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장 둔화가 수치로 나타나자 미 언론들은 일제히 걱정어린 기사를 쏟아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 中 성장둔화, 美경제에 치명적 =21일(현지시간) CNN머니는 '미국은 왜 중국이 필요한가'(Why U.S. needs China)라는 기사에서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미국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실었다.



중국 경제는 지난 여름 베이징 올림픽 이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상태는 올림픽 후유증 그 이상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 주식과 국채에 상당부분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문제는 더 커진다.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미국 금융회사인 모간스탠리와 비자, 블랙스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소비자이기도 하다. 미국 상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18% 증가했다. 멕시코, 캐나다에 이어 미국의 수출시장 규모 3위다. 일본은 지난해에 이미 추월했다.


바클레이캐피털의 크리스찬 브로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1년 중국은 미국과 더욱 적극적으로 거래를 하기 시작, 미국이 더 깊은 침체에 빠지는 걸 막아줬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1998년에서 2002년 사이 전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배 이상 커졌다"며 "즉 이제 중국이 금융위기에 면역되기엔 너무 커버렸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전세계 경기침체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희망'인 중국마저 경기가 둔화될 경우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가 아무리 경기부양책을 쓴다고 해도 내년에는 경제성장률이 8%로 떨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 폴슨 "중국은 중요한 엔진" = 다급한 미국은 정부까지 나서서 중국 다독이기에 나섰다.



폴슨 재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가진 연설에서 "금융위기 진정을 위해 전세계 공조가 필요하다"며 "중국이 세계 경제에 '중요한 엔진'"이라고 추켜세웠다.

폴슨 장관은 특히 "위안화가 지난 2005년 7월 이후 20% 이상 절상되도록 중국이 노력한 데 대해 만족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이해와 믿음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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