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하루만에 급락..'실적 암운'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0.22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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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우려 집중, 나스닥 4.1%↓..금융시장은 안정기미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 발표가 잇따르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특히 기술 관련주들의 실적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나스닥지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31.77포인트(2.50%) 하락한 9033.6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30.35포인트(3.08%) 떨어진 955.05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73.35포인트(4.14%) 급락한 1696.68을 기록, 하락폭이 가장 컸다.



블랙록, 캐터필러, 듀퐁 등 대기업들의 부진한 실적과 어두운 영업전망이 신용경색 회복세로 인한 증시 반등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장 마감후 실적 발표가 예정된 애플과 야후도 일찌감치 '팔자'주문이 몰리며 약세를 보였고 미국 2위 반도체 제조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세계 4위 컴퓨터 서버 제조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도 부진한 실적전망으로 하락하는 등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약세를 보이면서 나스닥 지수가 크게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머니마켓펀드(MMF)시장에 5400억달러를 투입, 기업어음(CP)와 양도성 예금증서(CD)매입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우지수가 오전중 한때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리먼브러더스 채권 관련 CDS 청산결제가 무사히 이뤄져 신용경색 우려가 경감되면서 장마감 1시간을 앞두고 보합권까지 올라섰지만 실적악화로 인한 실망매물을 견뎌내지 못하고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지수는 이날 역시 장마감 1시간을 앞두고 200포인트 하락하는 급락세를 보이며 불안한 시장심리를 반영했다.


◇ 기술관련주 일제 약세.

나스닥 지수는 일찌감치 하락세로 돌아서 줄곧 약세를 보였다. 이날 장 종료후 실적발표가 예정된 애플 야후 VM웨어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애플은 7.1%, 야후 6.1%, VM웨어 역시 9.2% 급락했다.

야후는 이날 장마감 직후 3분기 순이익이 5430만달러(주당 4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5130만달러(주당 11센트)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순매출은 1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순이익은 9센트로 팩트셋 리처치 집계 전망치 8센트는 웃돌았다. 애널리스트들의 매출액 전망치는 13억7000만달러였다.
야후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4분기중 인력 10%감축 등 구조조정 안을 발표했다.

이날 장중 6.1% 급락한 야후 주가는 장마감후 실적발표가 있은뒤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반등하고 있다.

연관효과가 큰 반도체 관련주들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 급락했다. 전날 장마감후 순익이 26% 급감했다고 밝힌뒤 4분기 실적예상치도 하향한 칩메이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6.3% 떨어지며 업종 약세를 이끌었다.

컴퓨터 서버 및 소프트웨어 업체 선마이크로 시스템은 예정보다 1주일 앞서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17.5% 폭락했다. 선마이크로는 구조조정 비용과, 경기침체로 인한 서버 매출 부진으로 1분기중 25-35센트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델 5.9%, IBM 3.9%, 마이크로소프트 5.5%, 시스코 5.8%, 휴렛팩커드 7.2%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 캐터필러 듀퐁 하락, 아멕스 등 견조..실적 명암

세계 최대 중장비제조업체 캐터필러도 순익이 지난해 대비 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5.1% 급락했다.

미국 3위 화학업체 듀퐁의 3분기 순이익이 3억6700만달러(주당40센트)를 기록, 지난해 같은 시기 5억2600만달러(56센트)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8% 내려섰다.

반면 전날 예상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내놓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8.4% 반등세를 이어갔고, 3M 역시 순익이 5.8% 증가했다고 밝히면서 4.4% 올라서는 등 실적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억만장자 투자자 커크 커코리안의 투자사 '트리신다'가 포드자동차 보유주식 730만주를 팔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에서 발을 빼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따라 포드자동차는 6.9% 급락했다.

◇ 유가하락, 에너지주 약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국제유가가 5% 가까이 급락했다. 이로 인해 엑슨모빌이 4.6%, 셰브론이 4% 내려앉는 등 에너지 관련주가 약세를 보인점도 증시에는 부담이 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36달러(4.5%) 급락한 70.89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11월물 만기일을 맞아 이날 줄곧 배럴당 70달러 아래에서 거래됐으며 장중 한때 68.57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저가격이다.

라이언 오일&가스의 닐 라이언 대표는 "(24일 회의에서)OPEC가 감산 합의를 이끌어낼지,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실제 실천이 될지에 대한 회의감이 유가하락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OPEC가 지난 수년간 강경한 성명을 발표하고서도 실제 일치된 감산 조치가 뒤따른 적이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100만배럴 감산 발표가 나온다 해도 시장에서는 추가 매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달러 대체 투자자산인 유가 약세 요인이 됐다.

◇ 유로화 엔-달러 대비 폭락

유럽 지역 금융위기 확산우려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유로화가 엔화 및 달러화 대비 급락했다.

21일(현지시간)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2.78센트(2.08%) 폭락(달러가치 폭등)한 1.3064달러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1.54엔(1.51%) 뛴 100.32엔을 기록했다.
뉴욕 증시 약세로 인한 엔캐리 트레이딩 청산 여건이 형성되며 엔강세가 가속화됐다.
특히 이날 엔/유로환율은 한때 131.11엔에 도달, 엔화가치가 2005년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부사장 파레쉬 우파드햐야는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지속되면서 엔화와 달러화 가치가 주요 통화대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하 시작이 늦은 ECB의 금리인하폭이 미 FRB 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유로화 하락폭을 키운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전했다.

◇ 연준, MMF시장에 5400억불 투입..리먼 CDS 결제 완료..안도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머니마켓펀드(MMF) 로부터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를 매입하기 위한 특별권한을 발동했다.

FRB가 기업 운전자금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결정한 것은 대공황 이후 최초로 이번 특별권한 발동을 통해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이 개선되면 은행간 대출을 비롯, 가계와 기업의 숨통도 트일 전망이다.

FRB의 특별 권한 발동에 따라 새로 구성된 기구의 명칭은 머니마켓투자펀드기구(MMIFF)로 결정됐으며 JP모간체이스는 다섯개의 특별 기구를 통해 만기 90일 이내의 CP, CD의 매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FRB는 이들 기구에 최대 5400억달러를 대출해 CP와 CD의 매입을 촉진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증권예탁결제원(DTCC)은 이날 파산한 리먼 브러더스 채권 관련 신용부도스왑(CDS) 청산결제가 완료됐다고 밝혔다.

DTCC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청산결제 과정에서 (결제 불이행으로 인한)강제 손실배분은 없었다"고 밝혀 CDS 판매 기관이 보증채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했음을 확인했다.

이날 청산결제된 리먼 관련 CDS의 규모가 당초 예정된 4000억달러 전액인지에 대해서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는 지난 10일 리먼 브러더스의 신용부도스왑(CDS)에 대해 청산 경매를 실시, 4000억달러에 달하는 리먼 선순위 채권에 대한 청산가치를 1달러당 8.625센트로 산정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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