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샌디스크 설비 인수..삼성電, 인수 영향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8.10.21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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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 샌디스크-도시바 합작라인 애초부터 관심없어

삼성전자가 인수를 추진 중인 샌디스크가 도시바와의 합작법인 지분 일부를 도시바에 매각했다. 샌디스크는 이번 거래로 약 10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삼성전자 (87,400원 ▲300 +0.34%)의 샌디스크 인수에 부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인수를 좌절시킬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는 평가다.

◆도시바, 샌디스크 합작법인 지분 인수= 도시바와 샌디스크는 20일(현지시간) 일본 요카이치에 위치한 합작 생산법인 팹3, 팹4 생산능력의 30%를 도시바가 인수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팹3, 팹4는 도시바와 샌디스크가 같은 비율로 출자해 설립한 합작회사로 그동안 두 회사가 생산량의 절반씩을 나눠 가졌지만 이번 합의로 인해 도시바가 총 생산량의 65%, 샌디스크는 35%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 합의로 인해 샌디스크는 10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고 2009년 설비투자를 줄일 수 있게 돼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샌디스크는 낸드플래시 불황으로 인해 적자 상태에 빠져 있다. 20일 발표된 3분기 실적은 전분기에 비해 더 악화됐다. 당장 현금이 급한 샌디스크로서는 잠시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시바,샌디스크 설비 인수..삼성電, 인수 영향은


도시바는 이번 거래가 샌디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형태로 성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시바로서도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바는 자체 건설한 라인 1개(팹1)와 샌디스크와 합작한 3개(팹2~팹4)의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팹1, 2는 200mm 라인이며 팹3, 4는 300mm 라인이다. 200mm 라인은 채산성이 없어 폐쇄되는 업계 추세를 감안하면 사실상 도시바의 생산라인은 팹3, 팹4 밖에 없다. 샌디스크와 합작해 두개의 라인을 더 짓기로 했지만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할 경우 이는 무산될 수밖에 없다. 결국 도시바로서는 팹3, 팹4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확보해야만 앞으로 업계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電, 샌디스크 인수 막을 변수 못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안이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 샌디스크가 현금을 확보한 이상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얘기다.

게다가 샌디스크가 보유한 합작법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점도 삼성전자에게는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합작법인 지분 30%가 10억 달러인 만큼 전체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가 넘는다는 계산이다. 합작법인의 가치만 30억 달러를 넘는다는 점에서 샌디스크가 더 높은 가격을 삼성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삼성전자는 샌디스크를 총 58억5000만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인수 의지를 꺾을 결정적 변수는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하면서 애초부터 도시바와의 합작법인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업계 1, 2위가 공정기술, 생산 계획 등의 노출을 감수하고 합작법인을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 말이 안된다"며 "삼성전자는 샌디스크 인수 후 도시바와의 합작법인은 도시바에 되팔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또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할 경우 제기될 것으로 우려되는 독과점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도시바가 합작법인의 생산량 중 65%를 가져가게 됨에 따라 샌디스크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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