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일 때 설사약이 잘 팔리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10.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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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경제·심리·사회학자들의 분석 소개

- 침체기, 사회 문화적 변화 심해
- 느린노래, 성숙한배우, 설사약이 인기
- 사망률 낮아지지만 자살률 높아져

"자살은 늘고, 설사약이 잘 팔리고, 발라드와 풍만한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1920년대 경제학자인 조지 테일러는 경기가 나쁠수록 여성들의 치마 길이가 길어진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전례없던' 금융위기로 경기 침체가 확산되면서 각종 사회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빠른 노래보다는 느린 발라드 같은 노래가 인기를 끌고, 잡지 표지모델로는 깡마른 모델보다는 풍만한 글래머 스타일이 인기다. 또 설사약이 잘 팔리며, 사망률은 낮아지지만 자살률은 높아진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경제·심리·사회학자들이 각종 사회 현상으로 경기를 판단하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확실성이 클 때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같은 느린 노래가 인기다.↑불확실성이 클 때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같은 느린 노래가 인기다.


코스탈 캐롤라이나대학의 테리 페티존 심리학 교수는 경기에 따라 달라지는 대중의 취향을 소개했다.

1955년부터 2003년까지 빌보드차트 1위에 오른 곡들을 조사한 결과 불확실성이 클 때는 사이먼 앤 가펑클의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같이 길고 느리고 의미심장한 노래가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황일 때 의미가 거의 없는 '마카레나' 같은 노래가 높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반대로 경기가 좋을 땐 대중들이 빠른 박자의 마이 샤로나(My sharona) 같은 노래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플레이보이지의 표지모델로 어려운 시절에는 나이가 더 들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고 몸매 굴곡이 덜한 모델이 등장하는 경향이 있다. 또 1932년에서 1955년의 인기 여배우를 분석한 결과 불황일 땐 보다 성숙한 외모의 배우들이 인기를 누렸다.

경기에 따라 소비 패턴도 달라진다.

시카고 컨설팅업체인 SAGE의 리오 샤피로 대표는 "1930년대 이후 소비패턴을 조사한 결과 경기침체 때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도 참다 보니 설사약 소비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반면 호황일 때는 춤을 추고 노는 사람들이 많아 땀냄새 제거제 소비가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또 경기침체일 땐 담배와 탄산음료, 달걀 판매가 많은 영향을 받는 반면 사탕과 맥주는 영향을 덛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나쁠 땐 범죄도 증가한다. UC 버클리대학의 스티븐 라파엘 교수는 "특히 강도나 절도 같은 재산 관련 범죄는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기침체기일 때 오히려 사람들은 건강해진다는 주장도 나왔다.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크리스토퍼 럼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기에는 사람들이 담배나 술을 줄이는 대신 운동을 많이 해 사망률도 낮아진다"며 "교통량이 줄어 교통사고도 줄고 심장병도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행복도가 낮아 자살률이 높아지고 정신건강도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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