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한은, 위기 대응에 너무 소극적"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08.10.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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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은의 '소극적' 대응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한은이 현재 금융위기를 방관하고 있는 것 같다"며 "금융시스템 안정이 최우선인데 한은은 이 상황에서 마지못해 (정부의) 눈치를 보고 나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종구 의원도 "한은이 물가에만 집착해 위기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지금까지 정부와 딴 목소리를 내다 이제 와서 정부와 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뭐냐"며 "내일부터 시행하는 스와프 경쟁입찰 역시 한은 내부적으로 부정적이지 않았나"고 따져 물었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긴박해 졌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각자(한은과 정부) 맡은 역할을 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소극적 대응이라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중앙은행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기관들이 똑같은 처지에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한은의 통화정책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은 "지난 8월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시장예상과 달리 전격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가 두 달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며 "이 결과 시장에 일관적 메시지를 주지 못해 큰 신뢰를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도 "두 달도 내다보지 못하는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을 과연 신뢰할 수 있겠냐"며 "금리결정 시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 총재는 "지금은 물가와 경기, 국제수지 등 3가지 거시변수 방향이 충돌되고 있어 균형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며 금리결정에 대한 어려움을 내비쳤다.


외환시장 개입과 관련 기획재정부와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무소속 강운태 의원은 "최근 부각된 한은과 기획재정부간의 갈등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한은법을 고쳐서 한은이 독자적으로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현 상황에서는 (한은과 재정부) 서로가 불편하다"며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법률적 권한 및 관행은 정부가 정책을 최종 담당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한은이 보유한 것이 훨씬 많다"며 "이 문제는 앞으로 제도적으로 제대로 고쳐놔야 정책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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