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시원서 '묻지마' 흉기 난동, 5명 숨져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8.10.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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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현장서 30대 용의자 검거… 범행동기 조사

30대 남자가 자신이 생활하던 고시원에 불을 지르고 건물에서 빠져나오는 사람들에게 마구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졌다.

2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0분께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에서 이 고시원에 사는 정모(31)씨가 불을 지르고 고시원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졌다.

이날 정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피해자는 사망자를 포함해 총 11명으로 나머지 생존자 6명도 모두 중상을 입은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피해자들은 순천향대병원 등 시내 병원 2∼3곳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며 피해자 대부분은 강남 등지의 식당에 근무하는 중국동포 여성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이날 고시원 3층에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른 뒤 3층 입구에서 화재를 피해 나오는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정씨가 낸 불은 바로 꺼졌지만 정씨가 흉기를 마구 휘두르면서 피해자들이 크게 다쳤다고 전했다.

한편 사건 직후 붙잡힌 용의자 정씨는 향군법 위반 등 전과 8범으로 뚜렷한 직업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경찰에서 "세상 살기가 싫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범행 동기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검정색 옷과 모자를 쓴 남자가 다짜고짜 흉기를 휘둘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일단 정씨의 진술 등으로 미뤄 정씨가 처지를 비관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씨가 평상시와는 다른 행동을 보였다는 일부 목격자들의 말에 따라 정씨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자세한 범행동기를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50대로 추정되는 여성 3명을 포함해 숨진 피해자들의 인적사항을 파악 중이다.

사고가 난 고시원은 4층짜리 건물로 이 중 3∼4층과 옥탑방이 고시원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100여명 가량이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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