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미래에셋證 JP모간리포트 충격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0.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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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국내사, 시장안정책 수혜강도 이견… 외국계 맹신 금물

국내 펀드업계의 대명사인 '미래에셋그룹'의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외국계증권사 리포트에 의해 20일 하한세례를 맞았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의 폭락은 외국계증권사인 JP모간이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 목표주가를 기존 17만1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62.0%나 대폭 하향 조정했다.

JP모간은 이날 리포트에서 "리스크와 이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으로 비중을 '오버웨이트'에서 '언더웨이트'로 낮춘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미래에셋의 '미래'에 대해 좋지 않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래에셋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는 배경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다.

펀드에 대한 지원책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증시의 불안으로 CMA와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은행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펀드 및 증시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시장의 심리를 되돌리기에는 부족하고 △이에 따라 미래에셋의 밸류에이션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JP모간은 한국경제에 대해서도 탈출구가 쉽게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증권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판단된다.

JP모간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역풍에 미래에셋이 상처를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로는 원화 약세와 PF 대출 지급불능 가능성, 단기적인 유동성 고갈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런 불안한 한국의 금융시장 상황에서 '미래에셋도 펀드자금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드러내고 있다.


전체적인 한국경제와 증시 상황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펀드 판매가 많은 미래에셋증권을 타깃으로 삼아 의견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발표된 금융대책지원에서 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등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을 것으로 예상돼 일부 국내증권사들이 이날 수혜주로 거론한 것과는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한 셈이다.

이날 국내증권사 가운데 KB투자증권과 대우증권 (7,610원 ▼160 -2.06%), 대신증권 (17,140원 ▼110 -0.64%)은 전날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기는 하지만 주식형펀드 수탁액이 많은 미래에셋증권에는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KB투자증권은 이번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따라 단기 수혜주 한 종목을 선택한다면 "수수료수익 중 수익증권 판매수수료 비중이 42.5%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미래에셋증권이 될 것"으로 점쳤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번 정부 조치가 환매 욕구를 제한하려는 의지인 만큼 상식적으로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기존 적립식 잔액이 많은 증권사에 제한적이나마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도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많은 주식형수익증권 판매 잔고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사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국내증권사들도 JP모간처럼 단기적으로 정부의 조치가 큰 영향이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인 해법에 있어서는 외국계와 국내사들의 접근법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매도는 키움증권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투자자가 주로 이용하는 키움증권 창구를 통해 11시 현재 47만7000주의 매도가 터지면서 하한가까지 주저앉은 점을 감안하면, JP모간의 보고서에 개미들의 동요가 극심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재료를 놓고 다른 시각으로 국내사와 외국계가 전망을 바라볼 수는 있다. 하지만 국내사의 견해보다 외국계의 의견이 더욱 개미들에게 받아들여진다는 사실은 국내증권사의 예측에 대한 개미들의 신뢰상실로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외국계가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고 해서 재차 공포에 젖을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도 현재의 글로벌 신용위기를 불러일으킨 서브프라임 사태 초기 당시 제대로 경고음을 내지 못했고, 무리한 투자로 휘청대는 상황을 겪고 있다.

JP모간측은 전화통화에서 "발행한 리포트에 미래에셋과 증권산업에 대한 답변이 들어있다"며 말했다. 전화를 받은 연구원은 "대답할만한 위치에 있지 않고 답변 가능한 책임자는 회의중이다"고만 답했다.

외국계 보고서 하나에 심리가 동요될 필요는 없다. 외국계 보고서의 예측과 달리 미래에셋의 주가가 반등한 뒤에 '왜 부정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나"고 외국계에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작은 소식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냉철한 투자자 스스로의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래에셋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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