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살아 남아야 탐욕도 생긴다

강동진(스티브) 버크셔리치 대표 2008.10.20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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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강동진의 증시포커스]해외경제동향과 국내 금융시장 이슈

편집자주 팍스넷과 한국경제(WOW)TV 등에서 스티브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강동진 Berkshire Riches 대표가 9월3일부터 머니투데이 독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합니다. 강 대표는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에서 공학박사를 딴 뒤 한국원자력연구소 책임연구원을 지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주식투자 관련 글과 방송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개장전에 강 대표가 제시하는 투자정보는 여러분들의 성공투자에 유익한 투자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건강하게 살아 남아야 탐욕도 생긴다


경제순환파동의 가장 긴 것은 콘트라티예프 파동, 40년주기의 파동이니 금세기는 1929년과 1960년대 후반, 그리고 2008년이다. 지금의 자리에서 1960년대의 작은 변화를 넘겨서 보니 바로 대공황이다. 부동산 버블붕괴와 금융시스템 붕괴 과정이 어떻게 그렇게 대공황 당시와 비슷한지 온 몸에 전률이 느껴진다.

그림 1. 다우지수의 역사적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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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순환파동의 중간 것은 10년주기의 주글라리 파동, 그 주글라리 파동이 궁금해진다. 1977년에 시작된 이란의 석유금수조치로 인한 제2차 오일쇼크, 1987년 미국의 저축대부(S&L)업계의 파산으로 인한 금융경색과 블랙먼데이, 1997년은 아시아 외환위기로 인한 금융경색, 그리고 2008년의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오일쇼크의 붕괴과정, 역시 10년 단위로 난리를 재현한다. 보름 단위로 달이 뜨고 달이 기우는 자연의 리듬, 4주단위로 반복되는 건강한 여성의 생체리듬과도 같이 신이 주관하는 질서 같이 느껴지니 이 또한 우리 뇌와 같은 우주가 아닌가..

그림 2. 다우지수의 10년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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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서, "대공황", "화폐전쟁", "디플레이션"등 경제관련 책을 통하여 대공황 이전의 시대에도 반복되어 왔음을 느끼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와같이 경제질서에 "투기는 예외없이 응징한다"는 것이 진리인데도, 미련한 인간들은 과오를 반복하며, 천년만년을 살거라고 탐욕이 발동하고 투기에 몰입한다. "하느님이 보시기에 나쁘더라" 하니, 혹독한 창조적 파괴가 이어지는지 모를 일이다.

세계경제는 지금 1929년 대공황 다음에 온 80년만의 공황이다. 지난 15년간의 저금리 기조와 극심한 부동산 투기로 부풀려진 모든 자산가치가 동시에 내려앉는 디플레이션 과정이다. 1년만에 세계 대부분의 증권시장 주가가 반토막나고, 상품시장의 가격이 단기간에 폭락하고, 부동산 가격이 급전직하하는 과정을 보고서 "디플레이션 우려"라는 제목으로는 모자란다. 그래서 글 마다 디플레이션 과정이란 것이었다.

그림 3. 상품지수의 대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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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MRI 기기로 경제의 심장을 들여다 보자. 혈액을 공급하는 금융기관들의 사고는 금융경색, 신용경색이란 증세였다. 경색이란 의학 용어로 심장에서 나간 혈관이 막혔으니, 피가 공급되지 않아서 여기저기 마비나 사고가 생긴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죽기전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각국은 세계금융이란 심장수술을 단행한 것이다. 합병을 통한 심장(판막)수술, 막힌 관상동맥의 혈전(부실기업)을 제거(퇴출)하는 수술, 그리고 엄청나게 사라진 혈액(유동성)을 보충하기 위한 금리인하와 공적자금 투입을 동시에 단행하고 있다.

대책으로 치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이 망라 되어 있다고 보인다. 더 있다면, 종류가 더 늘어나는 것이 아니고 수혈량이 더 늘어날 정도이니.. 지금까지는 경색증을 치유하기 위한 일련의 대책이다. 그런데, 그 경색증을 유발한 요인들은 여전히 그 주변에 있다. 부동산과 상품가격의 파괴는 진행형이고, 이를 본 사람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불안심리는 소비를 위축시키고,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들의 실적도 위축되니, 이는 다시 수술한 심장에 압박을 가한다.

그런데, 성급하고 단편적인 사람들은 환자보고 얼른 벌떡 일어나라고 재촉한다.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가 어떻게 벌떡 일어날 수 있을까 ? 구조적으로 보면 수혈되는 과정(대책)이 누수되는 양(붕괴)보다 많아야 한다. 통상 심장에 투입되는 양은 그 10배의 승수효과가 나타난다. 예를들면, 1조원의 자금이 금융권에 공급되면 시중에 10조원의 돈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심장에서 누구가 생기면 그 파급영향은 10배나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 세계금융 당국자도 그렇고 우리의 재무당국자들도 시장안정책의 대상으로 금융기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이유가 있다.

그렇게 하여 수술한 금융심장부분이 자연적인 순환과정으로 회복되면 그 때 비로소 증권시장 등 금융시장도 생기가 돌 것이다. 물론, 그 전에 허약해진 몸에 기운을 불어 넣는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책이나 감세정책을 통한 소비진작책도 보약으로서의 역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금주의 핫이슈

이런 상황은 비정상 상황이다. 기업들의 실적과 낙폭과다에 따른 가격메리트, 성장형 테마, 위기는 언제나 기회 등으로 요염한 황진이가 유혹을 해도 여러분은 서화담같은 중심을 잡으셔야 한다고, 그래서 먼저 움직이면 떠내려가기 쉽다는 것이었다. 미국은 이제 막 금융심장의 수술이 완료된 상황이다. 그래서 뜀박질은 대단히 요란했지만 주간 단위로는 제법 올랐다.

그림 4. 미국증시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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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수혈량이 누수량 보다 많다는 느낌이 안들어서 아직은 움직이기 이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 주에는 아무레도 세계적인 보험금융그룹인 ING그룹의 구제금융신청건이 대기하고 있는 것도 껄쩍지근하다.

그림 5. ING그룹 주가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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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우리증시는 지난 주가 더욱 불안했다. 이유는 한국의 금융심장부의 증세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6월까지 돌아오는 단기외채의 상환부담, 자기 능력보다 더 많이 내보낸 가계대출로 허혈증이 심각하니 주가도 곤두박질 쳤다. 작금의 사태를 정부는 과거 10년전의 IMF 와는 다르다고 불안심리 진정에 애를 쓰고 있다. 물론, 분명히 다르다. 그 당시는 기업들의 부실과 경상수지 적자, 그리고 외환위기의 과정이었지만, 지금은 기업대신에 가계대출이 문제의 핵심이란 것이다.

모형이 다를 뿐 긴장감을 늦추면 안되는 또 다른 위험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하혈하는 양보다 수혈의 양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 정책의 타이밍이 선제적이어야 하고 정책 이후의 모니터링이 총명해야 한다. 가계대출 양사이드의 건설과 은행이 요주의 대상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한국의 심장에 대하여 유동성을 수혈하는 대책을 월요일 시장이 열리기 전에 발표를 한 것이다.

그림 5. 하락폭이 점점 심해진 MSCI Korea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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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략은 지난주와 같다. 금융시장이 비상상황임을 직시해야 한다. 즉, 가격이 낮으니 저가매수, 챠트가 아름다우니 지지선 매수, 길게보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 이런 어슬픈 논리는 자기자신에게 가장 불충한 일이다. 이런 논리는 가격형성기능이 정상화되고 난 다음의 논리들이다. 예를 들어서 일주일전에, 이주일전에 저점매수 한답시도 촐삭 댄 투자자라면 수익은 커녕 갑자기 생존의 위협을 느끼는 정도일 것이다. 주(식)님은 여러분에게 정말로 좋은 매수신호를 준다. 건강하게 살아 남아야 탐욕도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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