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50조 법인카드 시장 잡아라"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10.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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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가 50조원대의 법인카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전업계 카드사는 새로운 브랜드 및 맞춤형 서비스를, 은행들은 예금과 연계한 금융혜택을 잇따라 강화하는 추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법인카드 사용실적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25조·29조·35조·42조원을 각각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50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와 비교해 법인카드는 마케팅 비용이 적고, 연체율 및 사용실적도 상대적으로 좋다는 장점이 있다"며 "기본적으로 수익성도 높은데다 성장잠재력도 높다는 점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인카드 시장이 연평균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올리면서 카드사 마케팅 대상이 개인에서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인카드 시장에선 신한카드가 점유율 14.7%(6월말, 사용액)로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우리은행(12.6%) 국민은행(9.5%) 현대카드(8.9%) 삼성카드(7.9%)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2004년 7.8%에 지나지 않았으나, 2005~2007년 8.6% 9.5%, 11.0% 등으로 부쩍 성장하고 있다.

전업계 카드사는 은행에 비해 약세를 보여왔지만, 최근 VVIP급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점유율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 전업계의 시장(사용액) 점유율은 2004년 40%, 2005년 38%, 2006년 46%, 2007년 43% 등이다.

최근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은 현대카드다. 점유율은 8.9%에 불과하나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경계대상이 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일반적으로 법인카드는 '골드'급 하나로 나오는데 반해, 현대카드는 대기업 전용 '블루칩'과 연매출 300억원 이상의 '벨류칩' 등 2가지 브랜드를 운영한다.

블루칩 기업들은 CEO 경영정보서비스, 임직원 해외 테마여행, 국내외 골프여행, 와인·골프·뷰티 등 유명인사 강연회 등을 제공받는다. 밸류칩은 국내여행, 승마·요트체험, 임직원 교육행사 대행 등으로 서비스가 다르다. 특히 밸류칩에는 현재 5000여곳의 중소기업이 가입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명사들을 초청해 조찬강연회을 열거나 스포츠 마케팅인 슈퍼매치, 항공권 예약·행사 준비대행 등이 주요 서비스"라며 "대기업은 실질혜택이 큰 리워드, 중소기업은 직원복지 인프라를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도 법인카드 시장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두 은행 모두 중소기업들과의 거래가 많아서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업계 최고의 리워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인피티티, 다이아몬드 등 프리미엄급 서비스를 늘리는 추세다. 주유·항공권 할인, 임직원 해외연수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상위 기업고객(VVIP)에게 차별화된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TEZE(태제)카드와 ROVL(로블)카드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이 선호하는 골프·여행·항공 서비스를 중심으로 건강·문화ㆍ여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고객들의 생활 패턴과 라이프 사이클을 반영한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신용카드를 대출 및 예금상품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법인카드 상품군을 보다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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